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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비지니스 2001년 10월 30일
2000년 10월 30일

콘텐츠 유료화는 심리전이다?

등록일 : 2001.10.30
출 처 : dataNet
작성자 : 김영미 기자



두개 방송사 공중파 콘텐츠 유료화 단행... 방송사별로 네티즌 반응 제각각

인터넷 비즈니스의 유료화 행렬에 방송사닷컴이 동승했습니다. EBS와 SBSi가 TV로 방영되는 공중파 콘텐츠를 부분적으로 유료화했습니다. 방송사닷컴이 쇼핑몰이나 음악, 영화콘텐츠를 유료화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지만 공중파에 방영되는 콘텐츠를 유료화한 것은 처음입니다. 뻔히 TV에서 나오는 내용을 재방송을 보면서 돈을 내야 하느냐고 주장하는 네티즌의 반발은 점점 거세져 급기야는 연대행동에 돌입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사의 반응에 따라 네티즌의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아주 미묘한 심리전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방송사 유료화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은 지난 7월, 공영방송인 EBS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8월 1일부터 공중파에서 방영됐던 프로그램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유료화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행동 빠른 네티즌들이 「EBS 유료화 반대모임(www.ebslove.org)」을 만들고 안티 조직을 통합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바람에 EBS는 유료화 시기를 한달 정도 늦추고 네티즌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후 양 측은 월사용료 50%인하라는 결정을 이끌어냈고 EBS는 지난 9월 1일부터 전체 콘텐츠의 25%인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과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을 유료화 해 운영 중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교육방송과 약간 다르지만 민간상업방송인 SBS는 9월 초, 드라마 대본보기를 유료화 했습니다. 전체 콘텐츠 중에 아직 작은 부분이죠. 이때까지도 네티즌의 반발은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유료화에 반대하는 안티SBS(my.achor.net/antiSBS)가 등장한 것은 실시간 TV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고 동영상 다시보기를 유료화 한 9월 중순이었습니다. SBSi는 드라마 한편당 500원, 1일 이용권을 2천원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 재방송 프로그램을 500원씩 내고 봐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한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1,500여개의 게시판에는 하루에 수천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 안티 SBS 사이트에는 서명인이 2만여명을 훌쩍 넘었고 「안티 SBS」배너달기 운동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네티즌의 요구는 대략 세가지 얼개로 모아집니다. 반대의견에 대한 게시물 무단삭제에 대한 공식사과, 실시간 방송 서비스 재개, 과금책정시 네티즌 요구 수렴 등이 그것입니다. 안티 SBS 운영자인 권아처씨는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SBS는 시청자와 공감대는커녕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임의대로 금액을 책정하고 일방적으로 유료화를 단행했다. 편당 500원씩하는 드라마 시청요금이 도대체 어떻게 책정됐는지 모르겠다』며 SBS가 유료화 과정에서 시청자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SBSi 측은 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저작권 문제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며 과금의 경우 지금까지 투자한 장비 및 인건비를 반영하면 편당 1700원 상당이지만 공동부담하는 취지에서 500원이라는 금액이 나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외국의 경우 인터넷 동영상 다시보기 서비스가 프리미엄 서비스로 인식되어 있어 그다지 큰 반발이 없는데 공짜에 「익숙」해진 우리 나라 네티즌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SBS의 불만이 내재돼 있습니다.

회계장부 공개에서 강행까지
그렇다면 시련을 먼저 겪었던 EBS는 이 관문을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EBS의 조율과정이 궁금합니다. EBS 뉴미디어국의 임정훈 국장은 극단적으로 재정 현황을 공개하는 방침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사용료를 기존보다 50% 인하하는 데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습니다. EBS의 경우 설비투자비가 100억원에 달하고 월 운영비가 3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죠.

재정상태와 누적적자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홈페이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설득과 월사용료 인하에 네티즌의 목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여기에는 타 사교육 사이트에 비해 1/20밖에 되지 않는 저렴한 사용료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일반 사교육 사이트의 경우 과목당 월사용료가 평균 2만원에 넘는 반면 EBS의 프로그램은 한달 내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해도 1만원입니다.) 그러나 「EBS 유료화 반대모임」은 고교프로그램 백지화하고 유료화를 전면제고하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한 채널인만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EBS는 정말 중요한 또다른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유료화 이후 수익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9월 사용료 수익은 한달 운영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금액입니다. 유료 콘텐츠의 범위를 확장하고 사용자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EBS는 몇 달전의 고민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반면 SBSi의 경우 유료화 정책을 강행하는 한편 반발도 거세지는 형국입니다. 네티즌의 행동은 주요 광고주에 대한 항의와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영진닷컴, 빙그레 등 6개사의 광고중단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방송국인 SBSi의 상반기 매출이 100억원에 이르는 데 재정적인 문제는 말이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SBSi 측은 일단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햄버거가 잘팔린다고 햄버거를 공짜로 달라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이라는 것이죠.

유료화는 심리전이다?
사실 네티즌의 반발은 합리적이기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유료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료화에 이르는 과정에 철저히 제외됐다는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죠. 실례로 SBSi 측은 안티 SBS 측과의 면담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습니다. 전면유료화를 주장하는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유료화를 할 것이냐 아니냐는 것은 이미 논의사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네티즌과 방송국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습니다. 안티 SBS 측은 면담파기이유보다는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다는 데 더 흥분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요금을 조정하는 차원」의 소비자 운동조차 SBS 측이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SBSi 측은 SBS와 별도법인인데다 콘텐츠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이 SBS와 SBSi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시하고 있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네티즌뿐만이 아닙니다. 이를 보는 타방송국 관계자들은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경영상 책임을 물어 사장이하 간부급 4명이 퇴사하는 등 소용돌이를 겪었던 iMBC는 수익모델 부문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iMBC는 일단 공중파 방송 유료화 계획은 철회했다. 가공된 콘텐츠는 이미 유료화 대열에 올랐지만 사용자가 많은 공중파 방송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방법론」에 있어 유료화는 시기상조라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TV에 방영되지 않는 미편집방송이나 NG모음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기를 조정하여 내년 상반기 이후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SBS의 유료화 방침을 바라보는 iMBC 측의 반응은 한마디로 예상밖이라는 표정입니다. iMBC 관계자는 『유료화 범위가 넓은데다가 사전홍보도 미약해서 파장이 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반발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자기들도 상황만 맞는다면 언제든지 유료화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비해 KBS 측은 일단 공영방송인만큼 유료화 가능성은 일단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출자회사인 인터넷방송국 「크레지오닷컴」과의 연계로 운영비 절감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KBS 뉴미디어국 박영석 국장은 『운영측면에서 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유료화로 전화해도 수익이 크지 않은데다가 공영방송 이미지만 실추시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말해 유료화 가능성을 일축시켰습니다.

시장선점을 위해 유료로 진행하던 콘텐츠를 무료로 전환하는 문제는 비단 방송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방송사닷컴의 유료화 파장은 정작 「유료화」에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즉,「유료화로 전환하는 과정」의 문제로 여겨집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받아들이겠다는 네티즌과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마지막 열쇠라는 방송사닷컴의 논리가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더욱더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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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