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지난 글을 읽으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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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04 Vote: 1 )

세상과의 이별에 강인해 지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더군요.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학생으로서의 시험에
대비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졸아오지만 공부 역시 할 수 없었습니다.

무언가 허전하고, 무언가 아쉬운 마음들 때문에...


전 정말 상당한 통신중독자인가 봅니다.

다시 전화가 살자마자 이렇게 모든 것을 제껴놓고
통신에만 매달려 있으니까요.


오늘은 옛 게시판들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절로 떠오르는 추억들을 의지로 막기란 참 힘든 일 같습니다.
제 모든 것들을 담아 놓았던, 일기장 같았던
몇 곳을 둘러본 후 전 슬며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지요.

참 즐겁고 아름다웠던 추억들이니까요.


요즘은 종종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

'나는 과연 무엇때문에 사는가...' 따위들...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저 자신을 느낄 때면
이 무의미함을 죽음으로써 종결짓고 싶다는 생각도 든답니다.

어제 1시가 넘어서 찾아간 친구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람은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에전엔 흔해 빠진 소리로 들렸던 그 말이
쉽게 뇌리를 떠나지 않는군요.


아래 수영양의 글을 보았습니다.

새벽에 거리에서 담배피고, 색깔 넣은 머리로 방황하는 고등학생들을
얘기했더군요.

전 고등학생이 아님에도, 사춘기적 방황을 할 시기가 아님에도
노란 머리를 한 채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모습은
지금와서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가 집을 떠나올 때 남긴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에서
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부디 10대들의 가출정도로 생각하지 마시고, 제 의지의 실천으로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전 제 힘으로 살아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과연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의 결과를 단순히 미화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봅니다.


안일주의인가요?
막상 닥치고 보니, 많은 것들이 후회된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가는 제 20대 초반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는 점...


비록 제가 사랑했던 자유와 경험은 얻었을 지 모르겠지만
전 건강을 잃고 말았습니다.

어제부터 하루종일 폐가 안 좋음을 느끼면서도
도피의 수단인지 담배를 피워댈 수밖에 없었거든요.

역시 안일주의인가 봅니다.

마치 입원하고 나서 그간 건강에 소홀했던 과거를 후회했듯이...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았음에도 자꾸 이렇게 약해져 가는 것은
그 1년동안 저와 함께 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갈 때마다
느끼는 슬픔 때문이겠지요.


제 모든 짐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애착이 가는 제 몸과 같은 것들이었는데...


언제나 영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3상5/먹476 건아처


본문 내용은 9,99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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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