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일곱가지 여성의 콤플렉스..
올린이 : 푸르메 (허의선 ) 96/08/01 13:07 읽음 : 145 관련자료 없음
[85] 제목 : [정리] 일곱 가지 여성 콤플렉스
올린이 : ? 96/06/10 19:06 읽음 : 19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오래 전 [일곱가지 여성 콤플렉스]라는
책을 읽으며 정리해 둔 것입니다. 여성들의 콤플렉스
를 읽으며 동성애 또한 이러한 성차별의 희생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야 능력이 안돼서
남의 책 요점 정리만 했지만 이 글을 읽고 다른 누
군가가 [일곱 가지 동성애 콤플렉스]라는 글을 올려
주셔도 좋을 것 같네요.
일곱 가지 여성 콤플렉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거칠고 비인간적인 차별에서 미묘하고 은밀한 불평등
에 이르기까지 그 사회와 사회 계층 혹은 직업과 결혼 여부에 따라 제각기 다
른 차별을 경험한다. 이렇게 모든 여성이 각각의 상황에서 특수한 차별을 경험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공통적인 경험도 겪게 마련이다. 즉 여성은 가정이나 거리,
직장 등 도처에서 폭력의 일차적 대상이 되고 있으며, 양육과 가사를 맡아야
한다. 남성에게 경제적·심리적으로 종속되어 남성의 성적 대상물로 상품화되
기도 한다. 또한 정치적·문화적 삶에 참여할 수 없도록 방해받으며 무기력한
여성다움만 부추김 당해 인간성이 손상되고 있다.
♣ 콤플렉스란 무엇인가?
콤플렉스란 전체 성격 속에 있는, 어떤 것에 강하게 집착하는 작은 성격을
말한다. 열등감 콤플렉스 또는 권력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열등감
혹은 권력에 사로잡혀 있으며, 이러한 집착은 그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을 의미한다. 즉 콤플렉스는 실제로 우리주변의 모든 것, 세계를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가치와 흥미와 동기를 가질 것이냐 하는 것
등을 결정한다. 따라서 콤플렉스는 사람의 행동대부분을 지시하며 성격 형성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착한 여자 콤플렉스
여자는 늘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는다. 중요한 일은 남성과
윗사람의 의견에 따르고 남자 앞에서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도록 조심하며, 남
편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에는 반드시 집에 있으려 한다. 말의 코앞에 매달아
놓은 당근처럼 '착한여자'라는 칭찬을 받기 위해 여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에서 만들어 낸 여성신화, 즉 여성다움에 사로잡힌다. 여자는 순종, 유순,
정숙, 겸양의 덕을 타고난다고 믿는 사회에서 '착한 여자'로 길들여져 온 여자
는 주변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자아를 억제하고 개성이나 감정, 욕구를 희
생한다.
그래서 여성은 '여자는 여자답게', '착한 여자'로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여 항상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자신을 의식하는가 하면, 자아 실현의
잠재력을 희생하면서까지 남편, 가정,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으려 한다.
만약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칭찬을 받지 못할 때는 자신을 비하하
고 스스로 못된 여자라고 생각하는 열등 의식을 갖는데, 이를 착한 여자 콤플
렉스라 부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째, "영원한 여성, 영원한 남성"이라는 사회적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
에 의해 구별된 여자와 남자의 일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규율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사회의 이데올로기로 주입되어 내재화된 것이다. 따라서 자아 실현을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능동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주체적인 '나'를 설계하고 적극적이고 자신 있게 삶을 찾아
나서야 한다.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자기주장을 적극적으
로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자신 있게 의사를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가치 있게 생각해야 한다.
셋째, 자기의 희로애락을 표시해야 한다. 주변 사람의 기대나 자기자신의 기
대보다 능력이 못 미칠 때, 착한 여자여야 한다는 속박으로 화가 날 때, 그럴
때 화를 내는 것은 여자답지 않고, 여자는 화가 나는 것을 얼굴에 나타내서도
안된다고 배워 왔기 때문에 여성은 대부분 참고 만다. 그러나 이럴 때마다 자
신의 심리 상태를 솔직히 표현해야 한다.
넷째, 여자가 여자를 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자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여자들이 있다. 그런데 여자들 스스로 그런 여자에게
"팔자 센 여자"라느니 "대가 센 여자"라는 말로 손가락질한다. 자타의 힘에 의
해 희생당해 온 여자들은 서로 자매애를 가져야 한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 존엄성을 가지고 '성숙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제도
적인 평등과 의식의 자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때 비로소 여자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것이며, 여자이기 전에 인간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
제 여성도 애벌레의 삶을 벗고 나와 자립적인 나비로 변신하는 꿈을 실현할 때
이다.
♣ 신데렐라 콤플렉스
여성은 어디엔가 기대어 보호받고 싶어한다. 여성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누
적되어 온 억압과 차별의 벽을 오히려 자신을 감싸주는 보호 벽으로 생각하는
환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립적으로 살고자 할 때 짊어질 책임이나 긴장, 고
독을 피하고 안락과 평안을 얻으려고 그 보호벽 뒤로 숨는다. 또 새로운 것을
접할 때나 혼자서 무엇인가 책임져야 할 때마다 그 상황을 미루고 포기한다.
더 나아가 자기 비하나 열등감에 무의식적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결국 여성은
자신을 억압하고 차별해 온 모든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받아들
인다.
결국 여성은 이 세상을 무리없이 살아가기 위하여 사랑이나 결혼에, 남편이
나 자녀에 맹목적으로 매달린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콜레트 다울링(Colette Dowling)은 여성들에게서 볼 수
있는 이러한 증후군을 '신데렐라 콤플렉스'라 부르고, "억압된 태도와 불안이
뒤얽혀 여성의 창의성과 의욕을 한껏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미계발 상
태로 묶어 두는 심리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여성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거나 해야 할 때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낀 나머지 주저하며 포기하려는 상태에 이른다. 실제로
못하게 막거나 억압하는 대상이 없을 때도 미리 겁을 내거나 두려워하여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누군가 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이제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구조로 말미암아 자신의 내면적 의식이 얼
마나 상처받고 있는지 깨달아야만 한다. 여성은 그 어느 것에도 구애됨 없이
자신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 진정한 여성 해방은 외형적인 억압뿐
아니라 여성 내부의 벽인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실체를 밝혀 내 이를 극복하려
는 공감대를 넓혀 감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주적인 삶을 살려는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굳센 의지와 노력
은 놀라운 결과를 낳기도 한다. 조금 특별한 경우이긴 하지만 결혼 후 대학에
진학하여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태영(현 가정법률상담소장)
박사의 경우 남편의 외조와 더불어 그녀 스스로 강한 의지와 끈기로 자신이 하
고자 하는 일을 성취한 성공적인 사례이다. 그녀가 성공하기까지 어머니, 아내
로서 겪었을 고통과 갈등을 이겨내고 끝까지 좌절하지 않은 그 집념과 의지는
오래 기억해 둘 만한 것이다.
여성이 스스로 원한다면 여성은 기회를 가지고 성공할 권리가 있다. 성공은
특별히 능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만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성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일하는 기쁨과 보람을 얼마
나 느끼냐는 것이다. 적어도 일을 가짐으로써, 자신을 비하하거나 의심하는 자
학에서 벗어나 새롭게 자신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도전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의존과 두려움에 쓰였
던 정열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변화하려는 힘으로 바꾸고 능력이 미친다고
생각하면 주저없이 행동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을 스스로 책임지고
자유로워지는 것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일보다 훨씬 당당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여성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하고, 여성은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자신의 내부에 있는 의존과 두려움을 완전히 벗어버리는 한편 가부장제 사회가
짓누르는 숱한 억압을 떨쳐 내고 힘차게 비상할 때이다.
♣ 성 콤플렉스
정숙하고 교양 있는 여자는 성적 쾌락을 즐겨서는 안 되며, 다만 출산의 수
단이어야 한다는 사회 통념이 여성의 의식과 행동에 파고들어 갈등을 일으킨
다. 이러한 갈등이 깊어지면 성적 부적응이 생기고 성적 표현이 어눌해지며, 심
지어 성적 불만과 긴장, 강박 관념과 자기 분열이라는 병리적 현상을 드러내기
도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은 결혼을 통해서만 성 관계가 허용
되었다. 남성은 자신의 부를 자신의 혈통에게 물려주려고 여성에게 순결과 정
절을 강요하고, 자신은 매음과 축첩을 통해 성의 자유를 누려 왔다. 결국 여성
은 생식의 목적이 아닌 성 생활은 불필요하고 성을 밝히지 않는 것이 미덕이며
성적인 불감증이 여성의 속성인 양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남성은 정력을 남성
다움으로 여기며 드러내지만 여성은 정숙을 여성다움의 표상으로 삼는, 성의
이중 규범이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성 규범을 받아들여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
이 본래 남성의 성은 적극적이며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반면, 여성의 성은 소극
적이며 의존적이고 수동적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성 콤플렉스란 이러한 그릇된 성 규범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성적 욕망과
성적 표현, 성에 대한 흥미를 억제하는 동안 갖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말한다.
성이라는 말은 원래 육체적인 성 관계뿐 아니라 감정, 의지, 행동 방식 같은 심
리적인 만남이 전제된 동등한 관계에서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자연
스러운 일이다. 그런데도 성은 오랫동안 여성에게 가장 금기시되고 억압되어
왔다. 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 관념을 자신의 판단과 행위의 지표로 삼거나 다
른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척도로 삼는 데서 여성은 성 콤플렉스에 깊이 빠
져들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여성도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
는 무엇보다 성에 대한 갖가지 신화와 편견을 밝혀 성 콤플렉스에서 벗어 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볼 때 결국 모든 여성은 가부장적 남성 지배 이데올로기의 회생자
인 셈이다. 마로는 매춘 여성의 입장과 결혼한 여성의 입장을 다음같이 말하고
있다.
매음으로 자기를 파는 여성들과 결혼으로 자기를 파는 여성들의 유일한 차이
는 그 계약의 금액과 기간에 있다. 결혼한 여성에게든 창녀에게서 든 성 행위
는 하나의 서비스이다. 전자는 단 한 남자와 종신 계약을 하는 것이고, 후자는
자기에게 돈을 지불해 주는 여러 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전자는 한 남성에
의하여 다른 모든 남성에게서 보호받고 후자는 모든 남성들에 의해 각각의 배
타적인 속박에서 보호받는다.
성은 누구나 일정한 연령에 이르면 누릴 수 있는 기본적 욕구이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남성의 혼전에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문제시하지 않으면
서 여성의 혼전에 성욕을 충족시킨다든지 하면 품행이 좋지 않은 여성으로 본
다. 오늘날에도 원시 공동체 형태의 삶을 누리는 지역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함
께 성을 누리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회, 특히 유교가 남아 있는 동양 사회에서
는 사회적 관습과 규범으로 여성의 성은 여전히 억눌려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회의 관습, 규범이 바뀌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을 겪으며 현재의 사회 질서가
이루어졌듯이, 오늘날 성에 대한 불평등한 규범이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규범
으로, 억압된 성의 추구가 자유로운 성의 추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
등이 예상된다. 이러한 혼란을 거치고 나면 여성의 성은 지금처럼 인위적으로
통제 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 속에서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성적 만족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남성에게 종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남성에 의해서 쾌락을 얻는 것도 아니다. 여성 자신의 성적 쾌감은 남
성의 책임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의 책임이자 느낌이요 특권이다. 억눌렸던 성
의 고리를 푸는 길은 바로 여성 자신의 노력밖에 없다. 이는 모든 면에서 여성
도 자유롭고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은 비밀스러운 것도 금기시할 것도 아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생활화되어
야 한다. 식욕과 배설처럼 성욕 역시 인간의 본능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
위적으로 억압된 성을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이렇게
남성이 소유하는 여성의 성적 권리를 되찾는 것이야말로 여성의 인간성을 실현
하는 길이다.
♣ 외모 콤플렉스
우리 나라 속담에 "여자 나이 삼십이면 눈먼 새도 돌아보지 않고, 여자 나이
사십이면 장승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젊고 아름답지 않으면
이미 여자로서 의미를 잃었다는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남자나이 삼십에는 꽃
이 핀다"고 하여 아름다움을 잃고 폐물이 되어 가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지적
성숙과 완숙미를 더해 간다고 말한다. 이 속담처럼 남자의 의미는 사회적 성취
에 있고 여자의 의미는 아름다움에 있다는 생각이 역사이래 남녀 관계를 지배
해 왔다.
외모가 자신의 생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더
예뻐지고 싶어한다. 예를 들어 황신혜의 십분의 일이라도 닮았으면, 최진실의
입만이라도 닮았으면......하며 선망의 대상을 세워 놓고 그를 부러워한다. 이것
을 흔히 외모 콤플렉스라고 말하는데, 외모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열등감으
로 표현되든 우월감으로 나타나든 여성들의 의식과 생활에 중대한 작용을 한
다.
결국 여성들이 성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자각은 여성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하나의 시작이 될 것이다. 맹목적으로 외모를 가꾸거나 무조건 무관심하다고
해서 외모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는 없다. 외모란 아무리 가꾸어도 완벽할 수
없는 것이며, 무관심 역시도 여성의 가치가 육체에 있다는 통념을 버리지 못한
다면 단순한 회피 이상은 아니다.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생각은 자신을 남성의 소유물로 보는, 순종적
이고 의존적인 여성을 구속하는 성별 고정 관념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
요하다. 또한 여성 스스로 남성들의 보호 속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이를 받
아들이게 했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아름답기만을 바라도록 몰아붙이는 이 뿌리
깊은 상식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인의 공통점은 그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성, 특히 남성 중심 사회의 요구
에 순응하는 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유교적인 순종과 현덕의 미가 산업
사회에서 육체미와 장식의 미로 변화하였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도 진정한 미인
은 '순응적이고 아름다운 여성', 즉 선을 대변하는 여성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
한 미인상이 실제 여성들과는 상관이 없으며, 그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고 레
슬리 피들러는 지적하고 있다. "꿈의 역할이든 악몽의 역할이든 여성의 인간성
을 부정"한다는 그의 말처럼 미녀든 추녀든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다는 점
에서는 동일하다. 어떠한 미사 어구로 치장한다 해도 미인은 남성이 원하는 최
상의 소유물의 이름이며, 남성들의 능력과 성공을 빛내 주는 장식물의 이름이
라 할 수 있다.
♣ 지적 콤플렉스
많은 사람이 "여자 머리는 새머리"여서 감정적이고 단순하며 남성보다 사고
력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성은 집안 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적
합하고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나 사회 활동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버린다.
일반적으로 지적 능력이란 감각 기관을 통해 느낀 것을 의미 있게 해석하고
이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판단하여 사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형상과 구조, 얼굴의 특징, 신체적·성적 발달의 속도, 기질의 차이가
대부분 유전적으로 결정되듯이 지적 능력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접어 둔 채 남성은 활동적이고 독립적이며 지성적인 반면, 여성
은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라고 일반화하고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본질적으로 열등하지도 않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뒤떨어지지
도 않는다.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개개인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까지의 여성의 삶을 볼 때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여성의 창조적 인성
은 거부당해 왔다. 여성과 남성의 지적 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과학적인 결과에
도 불구하고 "여자 머리는 새 머리"라든가 여성은 본래 논리적이지 않다든지
하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관념은 오늘날 사회의 가치 규범을
효율적으로 전파하는 제도 교육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뿐만 아니
라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며
자기 비하에 빠진다.
이 땅에서 근대 교육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들은 각 분야에서
사회 문화적으로 억제되었던 자신의 지적 능력을 발휘하여 각분야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정치계, 학계, 예술계 등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
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남성이 여성보다 지적 능력
이 우월하다는 사회적 통념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그리고 여성 교육은 여성 스
스로에게 기존의 관념과 사회 제도가 유독 여성에게만 불평등하다는 것을 깨닫
게 해 주었다.
이제 여성은 기존의 사회에서 심어 준 여성에 대한 여러 편견과 통념에서 벗
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여성의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여성이 자유
롭게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회 제도적 지지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역사 이래로 여성이 생산 활동에 끊임없이 참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일이 주된 일은 아니라는 논리로 여성을 억압하고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을 막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여성의 지적 열등감을 자
극해 왔다. 이러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여성이 자신
의 지적인 능력을 확인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 감추어져 있었던
자신의 지적 능력을 찾아내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전 산업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기계화, 자동화의 물결은 노
동에서 남성과 여성의 분리벽을 허물고 있다. 성 때문에 창조적 인성이 제약된
다는 사실은 낡은 시대의 산물에 불과하다. 여성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
는 속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이루어질 때 오랜 세월 동안 유지되어 온 "여성
이 지적 능력에서 남성보다 뒤떨어진다"는 신화는 깨질 것이다.
♣ 맏딸 콤플렉스
아들을 바라는 마음은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강하다. 남편 위주로 살아가
는 어머니는 '대를 이를 장남'에 대한 남편의 집념을 자신의 소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기대하던 아들이 아니고 딸을 낳으면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로
위로한다. 첫딸을 낳고 상심하는 어머니에게 이 말은 위로와 변명이 될지 모르
지만 '살림 밑천'이 되어야 하는 아기에게는 결코 덕담이 될 수 만은 없다.
우리사회에서 맏딸로 태어난다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맏딸은 가부장적인 가족 제도와 유교적 전통 속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장남과
는 다른 기대와 지원을 받으며 '살림 밑천'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전
통적으로 맏딸은 '딸'과 '맏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해내야 했기 때문에 자유롭
게 자아를 성취하며 살아가기 힘들다.
맏딸은 딸이라는 점에서 아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맏이라는 이유로 '살
림 밑천'이 될 것을 강요받는다. 즉 맏이면서도 장남과는 기대치가 달라 지원도
적은 반면, 자신의 능력이나 희망과는 동떨어진 '살림 밑천'이라는 역할을 맡아
알게 모르게 복합적인 심리를 지니게 된다. 자아 실현이나 자기 성취에 한계를
느끼는 한편, 부모나 동생들에게는 맏자식으로서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
담감과 의무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렇듯 맏딸이 느끼는 이중의 갈등과 강
박 관념이 사회화 과정을 통해 내재화하여 '맏딸 콤플렉스'로 나타난다.
진정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맏딸은 분별해야 한다. "맏딸이니까 해
야 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판단이 설 때, 설령 희생이
따른다 해도 자아는 안정될 것이고 자주적인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자기를
희생하지 않고 장점을 살리는 능동적인 맏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맏딸의 허
상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맏딸들은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 원칙을 나름대로 세워 놓
고, 그것을 자기 판단과 행동의 준거로 삼는다. "맏이니까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책임감도 강해야 하고 양보하는 것은 당연하다", "맏딸로서 의
무감을 느낀다", "올바른 행실을 보여야....", 그리고 "시댁에서 있던 문제를 친
정에는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는 원칙 등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고 생각하
지만, 맏딸의 그 원칙은 부모 형제 사회로부터 부과된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다. 맏딸은 '수면에 비친 자기상'을 사랑하는 나르시스처럼 '자기'가 아닌 '맏딸'
의 허상을 사랑하고 있지는 않을까? 꼭 모범이 되어야만 하고 자신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것은 에고이스트답고 나르시스다운 발상으로도 해석
할 수 있다.
모범이 되겠다는 의식을 버리고 맏딸도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올
바르다'는 것만이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
느냐 없느냐 하는 기준에서 맏딸들은 자신의 원칙을 평가해야 한다. 맏딸에게
는 시행 착오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식적·무의식적인 원칙 때문에 자기 발전
을 위한 모험을 겁내서도 안된다. 부모, 형제, 애인, 친구, 사회의 조언을 받아
들이면서도 결국 선택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녕
맏딸이 책임감을 강조한다면, 모든 일은 자기가 주체가 되어 판단하고, 그렇게
되도록 시도해야 한다.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착한 맏
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인지 모르지만, 누가 보더라도
'살림밑천'이라 할 수 있는 맏딸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전
통 사회가 요구해 온 자식 된 도리로서 최고의 미덕이 '효심'이라지만, 자율적
인 삶을 포기하게 하면서 효심만을 강요하고 신성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심청 같은 살신성인의 효심을 발동하는 것이 언제나 최상의 선택 일 수만은 없
다. "나 혼자만 희생하면 되지........"하는 순교자적 이미지는 교훈은 될지언정 현
실에 맞지 않는 구호일 수 있다. 자기의 희망을 말하고 가족들의 협력을 얻으
며, 때로는 가족의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맏딸도
아들인 장남이 누리는 기득권을 당당히 요구하고 향유할 때 장녀로서 갖는 책
임감이 부담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대는 개성과 자아가 존중되는 시대이다. 오늘을 사는 맏딸들에게는 자신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자기의 삶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기 사랑의 자세가
요구된다. 맏이로서 내 장점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인
지, 나아가 진정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똑똑한 맏딸로 탈바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곱씹으면서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 슈퍼우먼 콤플렉스
최근에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전통적으로 집 안에만 있던 여성이
직업을 갖고 사회로 나오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1990년 여성경제 활동 참여율
은 46.5%에 이르며, 그 가운데 기혼 여성이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
속에서 우리 사회의 한편에 직장일과 가사를 모두 완벽하게 해 내야 한다는 강
박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슈퍼우먼 콤플렉
스에 빠져 있는 여성들이다.
슈퍼우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관계없이 직장인, 주부, 어머니, 아내,
며느리라는 서로 상충되는 역할을 완벽하게 하려는 사람으로, 많은 여성들이
신체적·심리적으로 갈등하며 알게 모르게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빠진다. 그래
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면 심한 불안감, 초조감, 죄책감 등으로 고통
을 받는다.
특히 우리 사회는 집안 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남성 중심의 가치관과 규범
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 여성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 교육의 기회
가 균등하다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여 사회에서 성공하
고 자아 실현을 하도록 배우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가지려 들면 취업의
문이 남자에 비해서 훨씬 좁을 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도 성차별
이 여전히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간혹 이 차별에 이의를 제기하고 개선해 보
려고 도전도 해 보지만, 이것은 개인 대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사회 규범'이라
는 엄청남 조직과의 싸움이어서 결국 자포 자기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자포 자
기한 여성은 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안일과 직장일을 모두 잘하여 모범이
되고자 한다. 또한 탁아 제도가 제대로 실시되는 직장에 다닌다고 해도 집안
일은 여전히 여성의 차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인 이역은 힘겹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할 경우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줄 아는 것과 자신을 위해 타인에게 무언가를 요청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보았듯이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빠진 여성
은 시간에 쫓기고 힘에 겨운데도 누군가의 요청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한다.
혹시 거절하면 상대방과 관계가 나빠지거나, 누군가의 비위를 거슬리게 될까
봐 견딜 수 없으며 또한 죄책감마저 든다. 그러니 남에게 부탁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여성은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나서야 비로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
며, 도움을 받을 무엇인가를 주고 나서야 비로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도
움을 받을 만한 관계나 자격이 있는데도 괜히 불안해한다.
그러나 이제 여성은 직장 일로 피곤하고 시간이 없을 때 집안 일을 혼자서
다해 내려 하지 말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에게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 끝 -
**** 음...여기 저기 발췌한 내용이라서 거칠게 정리가 되었네요. 우리 사회에
엄연하게 존재하는 성차별에 대해서 다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
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