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모든 갈솨솨마을 주민들은 슬퍼했다.
마을의 희망 처아가 허무하게 죽어갔으니...
옆 마을의 쓰레기 원태가 원경한테 무참히 죽을 때와는
사뭇 다름이 있었다.
세상엔 인간이 알지 못하는 많은 미스테리들이 있다.
인간의 고정된 사고로써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어났지만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그런 일들 말이다.
이런 일이 갈솨솨마을, 아니 처아에게도 일어나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처아 자신도 스스로 죽었는지 알고
체념하였으나,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처아가 슬며시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몸이 성한 것을 느꼈다.
혹 여기가 사후의 나라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 봤지만,
분명 거기는 갈솨솨마을이었다.
처아는 지난 일을 기억하려 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분명히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빠진 것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그때 눈에 익은 사람이 지나갔다.
너무나 아름다운...
처아는 그녀의 미모에 빠져서 한 눈에 그녀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단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뿐...
그렇게 그 아름다운 여인은 처아를 환상속에 내버려두고
지나가고 말았다.
처아는 갈솨솨마을을 살펴보기로 했다.
조금 다른 분위기가 있었지만 거의 완벽한
갈솨솨마을이었다.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일까...
"앗!"
처아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
뭔가 뒤에서 축축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봤을 때, 준정과 비슷하게 생긴
꼬마 아이가 처아에게 벌거벗고 쉬를 갈기고 있었다.
열받은 처아는 한번에 발로 걷어 차 버렸다.
그 준정을 닮은 아이는 자신이 싼 자리에 그대로 꼬꾸라쳐졌다.
'앗!'
처아는 문득 깨달을 수 있었다.
돈오! 처아는 그것을 느꼈다.
아까 그 미녀는 바로 젊은 시절의 윤경!
그리고 이 아이는 어린 시절의 정준!
이제야 모든 걸 서서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하를 통한 시공간의 이동!
바로 그것이었다.
우주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무한한 시간만큼 무한한 우주!
그것은 동일한 것이었다.
우주에 살고 있는 외계인이라 여겼던 그 사람들은
미래의 우리였던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의 배열로 이루어진 우주이기에
특정 워프 공간을 통하여 공간이동이 가능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분명 차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어쩌면 그 인간 사고의 한계를 한 걸음 극복할 수 있는
놀라운 발견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인간의 사고에는 만물이 처음과 끝이 있기 마련으로,
그 예외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메비우스의 띠.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이것이 우주 신비의 진리였다.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그런 인간 사고를
초월하는 것이었다.
처아의 깨달음은 곧 현실을 바꿀 수 있었다.
워프 지대의 활동으로 시공간 이동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처아는 그 지진에게 감사했다.
덕분에 처아는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 고마움을 표현할려구,
어린 준정을 죽여 놓았다.
지금의 자신만이 이 사실을 알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