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선생님이 등장하는 꿈이었다. 나는 그에게
심판받고 있다-곧잘 이렇듯 현명한 사람으로부터의 심
판, 비난, 혹은 가끔의 격려가 자주 등장하는 꿈의 소
재이다. 나는 내가 굉장히 잘난 것 같다가 문득 왜
이렇게 해놓은 공부도 없고 근기도 별로일까 답답해
한다. 꿈에서 선생님이 세 가지 항목에서 내게 평가
했는데 대충 C+, B+, B+였을 거다. 첫번째 항목은 내
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면서 한편으론 불안해 하던
것이었는데 뭐였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특별히 대단
할 것은 없고 평범한 것보다는 나은, 그런 사람으로
평가받은 기분이었다.
재생들이 조별로 모임 활동을 하는데 그 조에서 내가
공부를 제일 많이 한 것 같다. 전체성이란 말이 등장한
다. 이는 융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전체성이 뭘까? 이 그랜드스케일한 경향
을 내가 체험하고 있는지 반문하면 아니다. 그래서 나
는 부끄러웠다. 전체성이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
으로 지적할 수 있다는 건 아무런 소중한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아직 멀었다. 문제는 내게 검증받을
생활이 없다는 점이다. 내겐 생활이 없다.
이게 요즘의 내 고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아직 더 강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나는 아직도 아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