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득 생각나는 그리운 추억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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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99 Vote: 12 )

경희의 사고 소식을 접한다.
나는 경희를 아직 기억하고 있다.

huik에서 shee77로 ID를 바꾼 것 뿐만 아니라
내 홈페이지에 사진까지 올라와 있는 까닭에 얼굴 조차도 생생하다.

그런 경희가 큰 사고를 당했다는 건
내게도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아직 내 주위에서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경희는 작지만 섹시했고,
조용하지만 술 하나만큼은 잘 마시는 이미지로
1997년, 내 기억에 기록되어 있다.
지난 5월 정모 때 선웅 덕에 잠깐 전화통화까지 하였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경희의 빠른 완쾌를 빈다.
새옹지마.
그리고 지금 경희가 받은 불행은 다시금 커다란 행운으로 바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란희가 올린 칼사사 연락처를 보았다.
참 오랜만에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리곤 보고 싶은 아이들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칼사사가 싫어져 떠난 사람들은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만
홀로 고고한 척, 홀로 바쁜 척 하며
끊임없이 콧대만 높아져 버린 사람들이 있다면 화가 난다.

삶은 시간과의 싸움.
24살의 시간은 슬그머니 삶의 여유를 빼앗아 가는 게 당연한 법.
다시금 원망한다.
그리고 다시금 그리워한다.

그리고 젠장할 내 접속환경. --;

나우누리의 썰렁하지만 편리한 "왔다! 메일" 서비스 덕에
연이어 울려대는 E-Mail 통보 문자.

방금 집에 도착하여 컴퓨터를 켰더니만,
끙. --+
Windows의 system 파일들이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
나 이외에 내 컴퓨터를 쓰는 사람도 없는데 어찌된 일일까. --;

어쨌든 그리하여 예전 ANSI 제작을 위해 깔아놓은
대망의 "이야기5.3"으로 접속 중인데
조그만 구석구석에서 옛 추억을 느낄 수 있어 신선하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접속확인 메크로를 돌려본다.
('xxxxxxxx')등록되지 않은 ID입니다.
헤카톰베,가 보이는 걸 봐서는 1998년 産이겠군.

잊고 지내던 ID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DOS 환경에서 만들어진 이야기5.3에서는 한/영키가 먹히질 않는다.
한때 Windows를 그렇게 싫어하던 나인데
어느새 이미 Windows에 익숙해져 버렸던지
자꾸 한/영을 바꾸는 데에 실수한다.



틀어놓은 CA-TV에서는 "맥가이버"가 상영되고 있다.

오늘은 아무래도 추억의 날인가 보다.
옛 흔적들을 연이어 접한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말을
요즘 자꾸 떠올려낸다.
옛 애인을 다시 만나보는 일에 자신이 없어진다.

나는 시간이 흐른 후에 추억을 다시 접하게 된다면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과거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추억은 아름다운 그대로
홀로 간직하는 게 최선이겠거니 생각해 본다.
억지로 그 기억들을 다시 찾아나선다거나
옛 시절을 그리워하며 추억여행을 떠나는 일은
혹 지금까지의 아름다운 기억들이 훼손될까 두렵기만 하다.

내 앞으로의 삶 속에서도
좋은 기억들이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웃으며 生을 마감짓고 싶다.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9,02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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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