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닥쳐도 별반 다른건 없다.
어차피 현재 삶에서 자취방에 가는건 빨래와 샤워 뿐이지 않았던가 !
아... 방돌과의 술한잔과 동네 아줌마와의 눈 인사
근처의 여고들도 있구나 ............... -.-
금요일 오랜만에 영어학원에서 콩글리쉬를 섞어 가며 한단계씩 레벨을
쌓아가던 그와 나
이 둘이 강남역에서 만나서 약간의 맥주와 그간의 삶에 대한 얘기를 했
다. 약간의 인사를 끝내고 그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눈치 챘겠지만 당근 여자 얘기 였다.
허나 이 순진한건 연애도 아니고 그냥 사귀어 볼 뻔한 얘기를 마치 뭐가
있는것 처럼 얘기했다.
이 친구야 .. 나도 학교 다닐때 분기별 아니 월별로 사귀어 볼뻔한 여자
가 있었다네 -.-
결국 그는 과에서 2등했서 장학금 탔다는 얘기로 결론 지었다.
쩝.. 어쨌든 추카 짝짝짝
엄청 비가 내리는 토요일이었다.
방돌 1호는 아직 회사에 있고 2시나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고 했다.
방돌 2호는 울산에 있다. 불쌍한 녀석. 친구 믿고 서울왔는데 그렇게
두명의 친구가 방을 못구해 회사로 기어 들어가고 녀석은 오갈곳 없는
존재가 되다니 -.-
이사 해야하는날 이렇게 비가 오다니
게다가 박스도 없어 박스 구하러 용산까지 가서 동냥짓 하는 참 고달
프게 보냈다.
어느 정도 짐을 정리 하니 작은 방에 꽤 많이 나왔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 짱박혀 있던것..
아.. 이게 어찌 울산에서 여기까지 왔지 아직 안 버리고 있구나
"전형진, 여성구, 이선영, 유승화, 김성인, 지희"
"연락 자주 안하면 죽인다.
누나 만나러 부산오면 네가 알아서 술 사주고, 밥사주고 알겠지
농활기간 동안 정말 즐거웠다.
다음 농활때도 또 봤으면 좋겠다.
그때는 좀 똑해지려나
그럼 안뇽~~~~~~~~~~~~~~~~~~~~~~~~"
한동안 쳐다보던 방돌 1호는 끄적끄적 하더니 곧 1996년 여름 농활
때의 부산여대 사람들이란걸 기억해 냈다. ( 물론 공대나 기타 과 사람
들도 있지만)
이들과는 연락이 끊어진지 오래된다.
그리고 "노도수첩 - 노도신변교육대"
1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이 수첩은 10년은 된듯하다.
짧은 4주간 참 많은것이 적혀 있군
4주 후면 나간다는 생각에 하루 하루 표시하면서 살았던 날들 -.-
그리고, 이병 시절 여비가 프린터로 출력해 보내준 편지하며
1997년 8월 20일 이라...
뭐 이런 저런 잡동사니도 많이 나이고 추억도 많이 나오고
봉천 자취방에 쌓인 먼지 만큼이나 추억꺼리도 많이 나왔다.
저녁쯤 대충 짐 정리를 끝내고 방돌 1호랑 회집에 가서 회를 먹으면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일요일...
짐을 쌓아둔지라 다소 지저분한 방에서 잤다.
11시에나 일어나서 청소 좀 하고
오후 2시쯤 방장을 보내고 나니 정말 방 빼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
다.
옆방이 갑자기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버리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