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삐]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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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lpi96 ( Hit: 478 Vote: 28 )


"우리나라에는 매춘이 없다. 정부 통계에도 없고 법에도 없다. 그러나
15세에서 45세 사이의 가임여성 13명 중의 1명인 65만명이 유흥업소에
서 '성적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90년에 발표된 법
무부 산하 형사정책연구원의 통계이다." - 한겨레 21에서...

좀 지난 자료이니 지금은 10명 혹은 11명 중 한명이 아닐까 ?
- 언젠가 10명 중 1명이란 통계를 봤다.
놀랍지 않은가 ?

어릴때 살던 동네가 소위 사창가 근처였다. 100m만 가면 성남동에서 알아
주던 술집 지대였다.

어릴때 부터 성노동자들을 많이 봤고 가끔 얘기도 해봤다.
평생을 그런곳에서 일하고 그때 할머니가 된 분도 있었다. 지금은 돌아
가셨겠지... 그리고, 그때 그곳에서 일하던 아가씨들도 지금쯤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이 아이 교육상 안 좋다고 그곳을 떠나라고 했지만
장사 때문에 부모님은 그곳을 내가 대학생이 되어서야 떠났고 가끔 구시가
지에 갈때마다 그곳에서의 유년시절을 회상해본다
그때가 80년대이며 영화 '창'에서 처럼 그 당시는 사창가는 술집에서 젓가
락치며 노래부르곤 했었다. 어릴때 여동생과 젓가락 두들기며 "돌아와요 부
산항"에를 부르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퍽 우습다. 부모님은 얼마나 당황
스러웠겠는가 혹시 애들이 삐딱하게 나기지 않을까 하고...
어쩌면 어릴때 그런 모습들이 확고한 가치관(?)을 세웠는지도 모르고 한
편으로 여성을 혐오하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위 사창가는 인류가 존재하는한 완전히 없애는건 불가능할지도 모르
겠다. 그렇게보면 그들의 인권도 보호해주는 공창제를 마련하는게 어떨까
한다. 언젠가 EBS에서 성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단체 사람들을
봤다. 특히 미군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은 참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택시를 타고 588인가 텍사스인가를 지나친 적이 있었다. 기사
아저씨가 내려줄까라며 장난도 치셨지만 내가 본 그곳은 묘한 곳이었다.
도로하나를 건너면 주택단지였고 ( 아저씨 말로는 일하는 여성들이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그곳은 "청소년 출입금지지역" 푯말이 있었고 감옥
같이 창살같이 그 일대가 모두 보호되고 있었다. 출입구는 그리 많지 않
은듯 싶더군


마지막으로
대다수 여성들은 성노동자들을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고맙다는 생각을
하는게 어떨까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들이 남자들의 성욕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피해 입지 않는게아닐까 ?

ps. 요즘은 꼭 가난해서 이런일 하는것도 아닌 것 같다. 대학생들도
방학때는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애들 꽤 있더만..

이하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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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네티즌 추천 열린광장 (go PLAZA)』 38279번
제 목:[여성단체 vs 창녀님들] 읽음:340
올린이:taker (조광복 ) 작성:01/11/29 09:15 추천:01/12/0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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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직장으로서 떳떳하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같은 데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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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을 없애자고 하는데 이곳 여성들이 왜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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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딱한 사정을 이해해주었으면 해요. 차라리 공창제를 도입해 떳떳하게 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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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주는 게 자립(自立)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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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성이 '쓰레기' 취급할 때 가슴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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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여성의 최대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내 여성
운동가들은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공무원과 정치인이 될려고 환
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저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여성 정치인이나 여성 공무원을 우선시 하기 전에 진정으로생각해
야 할 존재는 한국내 여성들중 다수를 차지하는 수백만명의 흔히 창녀라고
불리는 사창가 여성들을 위해 뭔가 생각을 해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
다....

공무원이나 정치인 될것 아니라고 우선순위에서 밀려 무조건 이들보고 집어
치고 무작정 딴일하라며 무대책으로 일관하거나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전에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고도와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심층취재] 사창가 여인들, 그늘 속 삶과 꿈

"어설픈 동정은 사절, 그래도 가족은 너무 그립다…
같은 여성이 '쓰레기' 취급할 때 가슴 무너져"

지난 10월19일 독일에서 매춘(賣春)이 합법화되었다. 약 40만명에 이르는 독일
매춘여성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사회보험 혜택을 누릴 법적 권리를 보장받게
됐다. 한국에서 매매춘은 불법이다. 따라서 매춘에 종사하는 직업 여성들은
언제든지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될 위험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延命)하고 있다.


▲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는 동대문구 전농2동 일대.
종암경찰서장을 지낸 김강자(金康子) 서울시경 방범지도과장은 매춘의 합법화,
즉 공창제(公娼制)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지금은 공창제 논란이
잠잠해졌지만 독일의 경우를 보면서 한국사회가 언제까지 사회적 필요악인
사창가를 불법 공간으로 규정해 음습하고 꺼림칙한 곳으로 방치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2001년 가을, 서울의 하늘 아래 사창가에서 일하는
직업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꿈을 키워가고 있을까.

흔히 '청량리 588'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2동 일대의 사창가는 업소
이름 대신 번호 표지판을 달고 있다. 얼마 전 땅거미가 질 무렵 이곳을
찾았다. 기자는 화장을 하지 않아 창백해 보이는 여성과 마주 앉았다. 마주
앉은 작은 원형 탁자의 유리 깔판 밑에는 반야심경(般若心經)이 씌어 있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불리는 그녀의 이름은 '경진'. 보통 체격에 쌍꺼풀 수술을 한 앳된
얼굴이었다. 직업 여성의 티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올해 나이 스물세살로
강원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왔다. 몹시도 가난했던 그녀의 부모는
자식들의 교육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나가서 돈을 벌라”고 했다. 처음엔
공장에 다니다가 다방과 술집을 거쳐 스무살 때인 3년 전 이곳에 들어왔다.

사창가 직업여성의 근무시간은 보통 오후 6~7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밤샘 야간근무가 직업 여성들의 삶이라고 한다. 경진씨는 거의 신문을 본 적이
없고 새벽에 일 끝낸 뒤나 저녁 시간에 화장을 고치면서 잠시 TV를 보는 게
대중 매체와 접하는 전부라고 했다. 그녀는 내년 대통령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인들의 이름을 한 사람도 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 ‘조폭
마누라’와 ‘러시아워 2’를 봤고, 소설 ‘가시고기’를 읽었다고 한다.

-독일에서 매춘이 합법화됐다는 소식은 알고 있어요?

"들었죠. 아가씨들끼리 모여 '저 나라는 되는데 우리 나라는 뭐하는 거야'라고
했어요. 우리나라도 제한된 구역 안에서 합법화하는 게 훨씬 낫다고 봐요.
그래야 단속도 없잖아요. 윤락으로 들어가면 호적에 빨간 줄 올라가고….
경찰서 가는 건 정말 싫어요."

몸을 파는 직업 여성들에게도 인격과 자존심이 있다. "취객들이 몸을 더듬고
가는 것은 밖에서 보면 명백한 성추행이지만 여기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당하고만 있어요. 경찰서에 신고할 수도 없죠. 기껏해야 욕이나 해댈 뿐이죠.
또 젊은 애들이 저희들을 보면서 ‘난 이 길 지나가기 싫어’라고 말할 때
자존심이 상합니다." 손님이 ‘일을 제대로 못했다’며 돈을 되돌려달라고 할
때도 모멸감을 느낀다고 경진씨는 말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손님이 돈을 더 얹어줄 때가 아니라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해줄 때라고 했다. “밖에도 지저분하게 노는 여자들이 많으니까 직업으로
삼는 이곳 여성들이 차라리 더 깨끗하다고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요.”

손님을 분류하면, 미혼 남성이 기혼 남성보다 조금 더 많다고 한다. 경진씨는
“기혼 남성들이 여자를 배려할 줄 알아 상대적으로 매너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외국인으로는 일본 사람이 가장 많고 조선족들도 가끔씩 있다.

사창가(私娼街) 여성들이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대단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손님들은 아가씨들의 외모나 말솜씨를 가지고 아가씨를 골라요.
옛날에는 상스러운 말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한 마디 말을 던지더라도 예쁘게
해야 해요. 아니면 재미있고 재치있게 하든지.”

경진씨의 단골 손님은 5~6명 정도.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사람도 있고 몇
달에 한번씩 오는 사람도 있다. 하루 종일 한 명의 손님을 받지 못해 공치는
날도 있다.

'청량리 588'에는 두 종류의 직업여성이 있다. 유리창가에서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호객하는 아가씨와 집에서 ‘삐끼’나 포주가 데려다 주는 손님을
기다리는 여성이다. 업소 유리창가에서 호객하는 아가씨들은 화대를 업주와
50대 50으로 나눠갖는 반면 집안에서 기다리는 여성들은 삐끼에게 일정액을
떼어주고 남는 돈을 업주와 나눠갖는다. 이런 경우는 인물이 떨어지거나
나이가 많은 여자들이라고 한다.

세계 어디서나 매춘 여성들은 '키스'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불문율(不文律)이 다. “아무리 직업적으로 이 일을 해도 입술만은 지키자는
뜻에서 그런 거죠. 하나라도 지키자는 소박한 뜻에서 그러는 겁니다.”

사람들은 대개 여성들이 돈 벌겠다고 사창가에 들어가지만 결국 몸만 망치고
빚만 잔뜩 떠안고 폐인(廢人)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경진씨는
이곳에서도 마음 먹기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첫째는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는 주인을 만나야 하고, 두번째는 사치를
얼마나 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어요. 잘만 모으면 일년에 5000만~6000만원도
모을 수 있어요. 아가씨들이 명품(名品)이나 외제차를 산다거나 스트레스를
푼다고 호빠(호스트 바) 같은 데 가서 남자들에게 돈 펑펑 쓰지 않으면
가능해요."

지난해 9월 전북 군산시 대명동 사창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쇠창살 안에
감금되어 있던 여성 5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지금도
윤락가 하면 쇠창살 감금, 화대 갈취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과거에는 반인륜적인 학대와 착취가 빈발했다는 얘기다. 경진씨는 “청량리
588의 경우 아가씨들이 출퇴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설령 아가씨들이 빚이
있어도 오히려 주인이 갚아주는 경우가 있을 만큼 사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윤락 여성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포주가 아니라
경찰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윤락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돈도 벌 수 있다"

윤락가 여성들의 꿈은 윤락가를 떠나는 것이다. "제 단골손님 친구분이 여기에
있는 어떤 아가씨를 단골로 사귀다 결혼까지 했어요. 남자는 30대 중반인데.
지금 아들 딸 낳고 깨가 쏟아지게 살고 있어요." 하지만 ‘바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손님과 눈이 맞아 나갔다가도 2~3개월 만에 다시 들어오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스물세살의 경진씨 역시 소박한 꿈을 키우고 있다.

"돈을 벌어야 해요. 제가 살 집을 마련해야 되거든요. 그리고 결혼도 하고
싶어요. 집에서는 제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요. 내후년까지만 이 생활로
돈을 번 다음 정리할 생각이에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갖고 있진 않지만,
제가 손재주가 있다고 하니 미용기술 같은 것을 배워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고등학교를 다니다 말았으니 고등학교도 다 마치고 싶어요."

직업여성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윤락생활을 정리하지 못하지만 그중 한 가지는
마약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25일 정오 무렵. 서울
청량리경찰서 강력 1반 사무실 한쪽에는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성이
고개를 떨군 채 조용히 앉아 있었다. 전날 밤 강력반에 검거된 588 출신 마약
복용 혐의자였다. 열아홉살 이(李)모 양이었다. 쌍꺼풀이 깊었고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청량리경찰서 신용관(辛容寬) 강력1반장은 세상에 이런 악연이 다
있느냐고 혀를 끌끌 찼다.

"1년 전에 저 아이 아버지를 사기죄로 잡아넣었는데 1년 뒤에 이 넓은 서울
하늘 아래서 그 딸을 다시 만날 줄 알았겠습니까?"

이양은 청량리 588과 영등포 윤락가를 거쳐 어떤 남자와 모텔을 전전하며
마약을 하다 경창에 붙잡혔다. 그녀는 자신의 윤락 사실을 좀처럼 시인하지
않은 채 눈물만 흘렸다.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은 뒤에야
마음을 조금 열기 시작했다.

이양은 극단적인 결손 가정의 자녀였다. 아버지(1958년생)와
어머니(1959년생)는 그녀가 중학교 2학년 때 이혼했다. 이양은 남동생과 함께
아버지를 따라갔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던 아버지는 밖으로만 나돌았다고 한다.
이씨는 졸지에 소녀 가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학교를 중퇴하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록카페 같은 곳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록카페나 나이트클럽에서 서빙을 하면서 돈을 벌려고 했지만 잘 안됐어요.
그러다 동생이 중학교에 들어간 재작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돈 들어갈
데는 많은 데 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온 것이지요." 그때 이양의
나이는 열입곱살. 그녀는 실제 나이를 숨기고 1년여 윤락생활을 했지만 돈은
고사하고 빚만 남았다. 어릴 적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지만 이젠
가물가물한 추억 속의 꿈이 되고 말았다.

이양에게 "이제까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느냐"고 물어보았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인데 아빠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는 바람에 보험금을
많이 탔어요. 아빠는 그 돈으로 집도 얻고 동생과 내게 책상도 사주고
그랬어요.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윤락업소에서 일할 때가 가장 힘든 나날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를 수없이 원망도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울기만 했다고 한다.

그녀가 윤락녀 생활을 청산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다소 뜻밖이었다.

"일하기가 싫었어요. 쇼 윈도에 서 있는 자체가 싫었어요. 이 생활이란 게,
저는 서 있고 지나가는 손님이 제가 마음에 들어야 들어오는 거잖아요. 서
있는 게 정말 싫었어요."

어린 나이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이양은 남자들에 대한 혐오를 숨기지
않았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을 거예요.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이 뭐죠?

"부모랑 다 같이 사는 거요."

거침없이 이렇게 말한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솔직히 이 질문을 던지면서
기자는 이런 대답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부모와 함께 산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이것이
열아홉 나이에 매춘과 마약을 경험한 이양에겐 가장 간절한 소망이었다.

■"텍사스는 세금 정상적으로 낸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이곳은
‘청량리 588’과 다른 점이 많다. 588의 여성들은 서서 호객(呼客)하지만
텍사스의 아가씨들은 곱게 차려 입고 인형처럼 다소곳이 앉아 손님을 맞는다.


▲ 김강자 서울시경 방범지도과장이 종암경찰서장 시절 미아리 텍사스의 한
업소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미아리 텍사스 입구에 들어서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안내문이 업소마다
붙어 있다. ‘현금 7만원, 카드 8만원’. 손님 한 사람당 요금인데,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뜻이다. 200여개의 업소가 들어 있는 텍사스에는 한
업소당 2~12명의 아가씨들이 있다. 이곳 업주들은 전국의 특수지역 중에서
텍사스만이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바로
신용카드 결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11월의 어느날 저녁 9시쯤 하월곡동의 한 업소. 별다른 장식이 없고
꾀죄죄하게 보이는 골방에서 한 여성과 마주앉았다. 기다란 술상이 놓여 있고
끝에는 노래방 기기가 자리잡고 있었다. 방바닥은 따뜻했다. 뽀얀 가슴 곡선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성의 나이는 스물셋. 대구
출신으로 이곳에서는 ‘가을’로 불린다.

미아리 텍사스는 바로 여성인 김강자씨가 종암경찰서장으로 부임해 이곳의
미성년자 매매춘을 근절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곳의 직업여성들은 김강자 서장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었다.
권익(權益)이 증대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월급 떼먹는 업주가 사라졌고 일부
업소에서 남아있던 감금(監禁) 영업도 막을 내렸다고 한다. 가을씨는 “김
서장님이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김강자 서장은 매주 이곳을
돌며 여성들의 통장에 주급(혹은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는지를 점검했고
이렇게 하여 월급제를 정착시켰다고 한다. 가을씨 역시 독일의 매춘 합법화를
부러워했다. 텍사스 여성들도 그런 혜택을 받고 싶다는 얘기다.

■경찰에 신고할까봐 전전긍긍

가을씨의 인생유전(人生流轉) 역시 앞서 소개한 588 여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친이 사업 실패로 쓰러져 병상에 눕게 되고 모친은 파출부를 했지만
병원비는커녕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워 큰딸인 자신이 고교 졸업과 함께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되었다. 남동생 두 명의 뒷바라지도 책임져야 했다.
처음엔 대구의 섬유공장에 취직해 일했으나 중노동에 비해 월급이 너무 적어
룸살롱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몇 개월 뒤 속아서 부산 완월동에 팔려갔다.
그리고 빚을 떠안고 2년 전 이곳에 들어왔다.

"룸살롱에 다닐 때는 돈을 모을 수가 없었어요. 옷 해입어야죠. 옷도 싸구려
입어서는 손님들이 쳐다보지 안잖아요. 어느 수준은 입어야 하니까 많이
벌어도 남는 게 없어요. 왔다갔다 교통비 들죠. 집세 내야죠. 여기와서는 돈이
들게 별로 없어요."

텍사스의 여성들은 대다수가 업소에서 숙식(宿食)을 해결한다. 옷값이라고
해봐야 드레스 비용이 전부다.

텍사스를 찾는 남성들 중에는 '쇼'를 보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있다. 여성들이
벌이는 ‘쇼’를 역겨워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미아리 텍사스는 같은
매매춘이라도 술과 여흥이라는 전희(前戱)가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전통은
지금은 없어진 종삼(종로 3가)의 사창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손님들과 대화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때로는 노래도 부르니까 인간적인 교감
같은 것을 느껴요. 어떤 때는 매매춘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가을씨 역시 모멸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여러 이유를
대며 돈을 돌려달라며 아가씨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경찰에 신고한다며 협박할
때다. 무허가 건물에서 하는 불법 영업이라는 약점을 아는 일부 손님들이
아가씨들을 때리고 유리창을 깨부수고 하지만 업주들과 아가씨들은 신고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우리를 인간 취급하지 않을 때가 슬퍼요. 누군들 좋아서 이런
일을 하겠어요? 특히 같은 여성들이 ‘인간 쓰레기’ 정도로 취급할 때는 속이
상합니다.”

그녀는 "하나의 직장으로서 떳떳하게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같은
데서는 이런 곳을 없애자고 하는데 이곳 여성들이 왜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그 딱한 사정을 이해해주었으면 해요. 차라리 공창제를 도입해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주는 게 자립(自立)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씨는 월급이 아닌 일당(日當)으로 돈을 받는데 매월 버는 돈의 3분의 2를
병중(病中)인 아버지 약값과 동생들 생활비로 집에 보낸다. 현재 통장이 세 개
있고 적금을 2년째 붓고 있다. 1년만 더하면 목표로 하고 있는 자립 자금이
모아질 것 같다고 했다.

"고향에 내려가서 커피숍이나 화장품 가게를 하는 게 꿈입니다. 제 과거를
모르는 사람과 결혼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힘들잖아요?"

소원이 이뤄진다면 무엇을 주문하고 싶으냐고 물어보았다. "엄마가 작년에
뇌졸중으로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살아나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곤 울음이 북받치는지 손으로 눈가를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기자가 연방 미안하다고 말하자, 그녀는 오히려 고개를 돌린 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마스카라가 조금 지워진 게 보였다.

◈매매춘 현황

전국에 사창가(私娼街) 46곳
직업여성 숫자 계속 증가 추세

전국에는 이른바 사창가(私娼街)로 불리는 특수지역(성매매 전문업소 밀집
지역)이 46곳이 있다. 서울의 경우 용산구 한강로 2가(용산역 앞), 동대문구
전농동 588(속칭 청량리 588), 성북구 하월곡동 88(속칭 미아리 텍사스),
영등포구 영등포동, 강동구 천호동 423 등 다섯 곳이다. 부산의 충무동,
초장동, 범전동 338, 대구시의 도원동, 달성동, 성내 1동, 성내 3동, 인천의
숭의동(속칭 옐로하우스)과 학익동(끽통)이 역사가 오래된 전통형 매매춘
지역이다.

2001년 6월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6곳에 종사하는
직업여성의 숫자는 5310명. 서울 1456명, 부산 788명, 대구 442명, 인천 260명
등이다. 이 숫자는 실제보다 다소 적게 잡혀진 것으로 보인다. 여성부의 한
관계자는 “조사 요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직접 조사한 결과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5310명이라는 숫자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 나가며
사실상 매매춘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전화방 같은 곳을 이용하는 ‘프리랜서’
직업여성들의 숫자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까지 직업여성의 범주에
포함시키면 그 숫자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1998년에는 위의 46곳에 종사하는 여성의 숫자가 5049명이었던 것이
2000년에는 5250명으로 늘었고, 2001년 6월 현재 5310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윤락여성 숫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곳은 경기도 파주 지역이다. 경기도
일대 기지촌(基地村)은 흔히 매춘 여성의 종착역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전국에는 직업여성들을 보호하고 이들의 자립을 도와주는 단체가 여러 곳
있다. 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약칭 한소리회), 세움터 등이 그곳이다.
한소리회의 한 관계자는 “결손가정이 아니더라도 가정폭력의 경험이 있거나
부모가 자녀의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할 때 10대들이 집을 나오게 된다”면서
“본인들은 집이 싫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회문화적 강제에
의해 내몰리게 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Jacky C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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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은 8,48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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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