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정말로 순수하게,
때가 묻지 않은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동경하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 인해 詩가 찾아왔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기억하는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자신의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
깊은 밤 하얗게 시집을 뒤적거리던 순간들을.
눈을 뜨는 순간,
이 아름다운 세상에
한 귀절 詩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던 여름날 아침을?
그 기억이 너무나 희미해졌다고
우울해하지는 말자.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세월과 세상에 밀려
詩를 잊고, 사랑에 무뎌지는 것이 인생이니...
그러나...
사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절망하면서도
여전히 사랑을 믿어야 사는
바보같은 당신을 위해...
지중해빛 투명한 영화 한편이 찾아온다.
우편 배달부의 가방에 실려서...
Il Postino
* 작품소개
<일포스티노>는 순박한 어부의 아들이 20세기 회고의 로맨틱 시
인과 만나면서 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사랑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
린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본국 칠레에서 추방당한 후 이태리 정부가 나폴리 근처
의 작고 아름다운 섬에 그의 거처를 마련해 준 실화에 근거해 만
들어졌다.
이태리의 작은 섬에 어느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 네루다가 찾
아온다. 그 뒤, 전 세계에서 네루다에게로 날아오는 편지들로 고
민하던 우체국장은 어부의 아들 마리오를 단 한 사람의 수취인을
위한 일포스티노(우편 배달부)로 고용한다.
마리오는 시가 무엇인지 메타포(은유)가 무엇인지 모른다. 그가
시인 네루다를 동경의 눈으로 보는 이유는 단 하나. 수많은 여자
들이 그에게 편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순히 우편 배달부와 수취인의 관계로 시작된 마리오와
네루다는 마리오가 마을의 꽃같은 여인 베아트리체를 사랑하게
되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사랑의 열병에 걸린 마리오를 도와주기
위해 네루다는 섬마을 우편배달부의 친구가 되어 주고 둘은 시적
교감을 나눈다.
비로소 마리오는 아름다운 베아트리체의 사랑도 얻고 세상이 아
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네루다는 고국 칠레로 돌아가게 되고...
많은 돈을 들인 액션 영화들보다도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
각한다. 이 영화는 아춰가 간만에 조금만 존 채 볼 수 있었던 영
화이다(거의 모든 영화를 보며 좀...^^)
아춰가 뛰어난 비평력은 갖구 있지는 않지만 작품의 내용이나 감
독의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 등 뭐 하나 뺄 것이 없는 근간 최
고의 작품이라고 감히 평하고 싶다.
특히 아춰가 가장 감명받은 것은 정말 끝없이 펼쳐진 너른 푸른
바다... 이 장면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