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민, 많이 컸다 (200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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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145 Vote: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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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기억이 정확하다면 yahon이 아이를 낳은 건 지난 해 10월 25일이었다.
그래도 젊은 날엔 의형제 운운하며 주구장창 함께 술을 마신 사인데
아직 아이 얼굴 한 번 직접 보지 못했다는 건 미안한 일이었다.

오늘은 한 번 가겠다고 약속을 잡아놓았던 터다.


그렇지만 당일 오후, 곧 출발하려던 찰나
yahon에게서 전화다.

아이가 아프단다.
전화 목소리를 통해 구구절절한 부성애가 느껴져 온다.
내 기억 속에선 술 앞에서 초인 같았던 그의 모습 뿐인데
그런 그가 그렇게 변할 수 있다는 데에서
역시 내 아이의 힘은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지금은 아이에 대해 조금의 특별한 생각도 하지 않는 나 역시도
어쩌면 내 아이 앞에서는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갑작스레 할 일이 없어진 우리다.
지난 밤, 홍대 클럽 가자고 조르던 용민을 외면했던 게 미안하기도 하여
홍대 클럽이나 갈까 생각했을 때
용민은 엄청난 걸 들고 왔다.

스튜어디스와의 미팅이다!

스튜어디스!
대충 회사나 다니고 있는 33세의 직장인에게 스튜어디스와의 미팅이란
20대의 미스코리아와의 미팅이나 다름 없지 않던가.


간만에 하는 미팅도 그렇거니와
상대가 스튜어디스라는 데에서 크나큰 설레임을 안고 이태원으로 향한다.

여전히 네비는 멍청하다.
딱 봐도 신촌로터리를 통해 서강대쪽으로 가면 금방일 것 같은데
네비를 따라 가다 보니 광화문, 서울역을 거치고 있다. -__-;


용민, 이 녀석 많이 컸다.
대학생 시절에도 미팅을 할 때면 현란한 설레발로 좌중을 휘어잡긴 했지만
그래도 나 역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기에 퀸카는 내 몫인 편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이 녀석이 단연 주인공이다.

그렇다 해도 2가지 측면에서 괜찮다.

1. 일종의 협업이 된다.
그가 경쾌하게 분위기를 이끌고,
나는 경박하지 않게 무게를 조금 잡고 있으면서 재치 있는 말을 간간히 던지면
서로간의 이미지 메이킹이 된다. 완벽한 공조다.

2. 다행스럽게도 더 예쁜 얘가 용민과 동성동본이다. -__-;
특별한 조치 없이도 자연스레 예쁜 얘와 내가 짝이 된다.


잭콕을 좋아하는 용민 덕에
밥을 먹으면서도, 커피를 마시면서도 우리만 줄곧 잭콕을 마셔댔는데

권유나 강요를 싫어하는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겠지만
용민은 살살 꼬셔댈 줄 안다.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그녀들이 3차에 가서는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__-;
좀 비싼 이자까야이긴 했지만 결국 10만원이 넘어갈 정도로 소주를 마셔댄다.


용민, 이 녀석 많이 컸다.
짝짝짝.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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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봉2009-01-08 11:29:19
예전 용팔의 모습이 눈에 선하군
그때도 놀기 좋아했었는데
지금도 까무잡잡한 모습에 근육질의 모습인지...

 achor2009-01-11 01:22:14
암. 여전히 놀기 좋아하는 근육질이지!
하긴 용민의 인기도 상승에는 아무래도 만나는 여성의 연령대에 정비례 하는 육체에 대한 탐미적 시선도 한 몫 하는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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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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