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막 지난 나른해 지는 오후,
업무협의 차 남대문 근처에 위치한 동양매직으로 외근 나가는 길이다.
곧바로 퇴근할 요량으로 isol을 끌고 나선다.
회사 앞,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중,
우측 보도에 엄청난 소녀떼들을 목격한다.
회사 위치가 디지털미디어 특화 단지인 데다
거리도 넓고, 여유로우며, 예쁘게 잘 정비돼 있기에
그간도 많은 방송 촬영이 이루어지곤 했었다.
오늘 역시 어느 댄스그룹 왔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 때다.
바로 눈 앞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고 내 앞을 스쳐 지나치는 노란 스포츠카.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와 송우빈, 김준이 아니던가.
이어 그들은 U턴하여 내 바로 뒤에 차를 댄다.
당연히 그들이 요즘 최고의 아이콘이라 해도
남자녀석들일 뿐이다.
관심 가질 리 만무하다.
다만 주변인들에게 떠벌릴 요량으로 휴대폰 카메라를 들곤 사진을 찍으려던 찰나,
방송 스텝의 한 마디.
아저씨 좌회전 신호 떴어요, 사진찍지 말고 어서 가세요!
갈 거다, 임마! 어따 대고 아저씨래. ㅠㅠ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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