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첫 날의 짧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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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Vote: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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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잡담

어제는 2001년 2학기 개강 첫 날.

그리고 Ceaser가 캐나다로 떠난 날. 언제 다시 한국에 오겠다는 기약 없이.



오전에 한 시간 여 눈을 붙였긴 했지만

내내 졸리고, 정신 없던 날.

점심 약속을 마친 후 강남역으로.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 하나를 하기로 함.

주당 100만원에 계약을 하고, 작업 개요를 듣곤 학교로.



잃어버린 학생증을 재발급 받았고, 용민에게 전화하여 상봉.

내가 용민에게 참으로 고마운 점은

용민은 수업 시간이 아니라면 어디에 있든

내가 학교 왔다는 소식을 전하기만 하면 내 앞에 나타나 준다는 것.

나는 용민이 떠나고 나 홀로 다닐 학교가 두렵다는 생각을 함.



오후 6시부터 유통경제학 강의 시작.

첫 날은 대충 학과목 소개 하는 정도가 교수와 학생, 상호간의 예절일 것인데

그 교수는 첫 날부터 세 시간 연강으로 수업 강행!



학교에 갔을 때 내가 정말 큰 행복을 느끼는 때는

3년 학교 다녔긴 했지만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는 편임에도

그래도 가끔 얼굴이나 몇 번 본 친구들이

"어, 아처 학교 왔네? 오랜만이다." 라고 인사를 건내올 때.

그럴 때 나는 정말 행복함을 느낌.



개강 첫 날, 이름도 모르는 내 동기들과 몇 인사를 나눈 후

다음 수업인 산업조직론은 가볍게 땡땡이.

시작이 반이라고, 이번 학기 정말 열심히 학교 다닐 생각을 했음에도

사악한 용팔의 유혹에 넘어가... --+



용팔은 근처에 살면서 직장에 다니는

옛 학교 여자 동기를 불러내 저녁을 함께 하자고 유혹.

그러나 그녀는 애인과 여의도에서 식사 중.



그리하여 용팔과 단 둘이 근처 허름한 술집에서

찌게에 밥 먹어가며 가볍게 개강 기념 소주 한 잔.



대학 앞 허름한 술집은 참 오랜만에 들려봄.

나 1학년 시절에는 항상 그런 곳에서 뼈를 묻곤 했었는데.



조금 찢어진 의자에 찌그러진 양철 테이블,

어둡고 흔들리는 조명, 나이가 지긋한 소위 어머니.

나는 그런 것이 추하고 더러운 게 아니라

대학가의 낭만이라고 생각.



용팔 말대로 돌아와 확인을 해보니 지난 학기도 역시 학고. --+

어쩐지 성적으로 봐서는 학고 같았는데 학사경고,라는 말이 없어서 아닌가 했더니만

아. 젠장할 학사경고.

어렸을 때 받는 학고와 3학년이 되어서 받는 학고는 의미가 다름을 실감.



피곤하여 바로 잠들었다가 vluez 도착으로 깨어남.

밀린 일들을 꽤 처리해 놓은 후 잠든 vluez 옆에서 잠들어 일어났더니

아침 9시.



다시 일상 시작.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57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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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8잡담    오늘도 아침부터... young. 2001/09/07
3427답변      Re 1: 오늘도 아침부터... achor 2001/09/07
3426         Re 2: 오늘도 아침부터... young. 200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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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8답변      Re 1: 아침부터.. achor 2001/09/06
3417잡담    개강 첫 날의 짧은 기록 achor 2001/09/05
3416       Re 1: 개강 첫 날의 짧은 기록 young. 2001/09/05
3415     놀아서 모해???^^; 이선진 2001/09/05
3414답변      Re 1: 놀아서 모해???^^; achor 2001/09/05
3413         Re 2: 후후^^;; 이선진 2001/09/05
3412답변          Re 3: 후후^^;; achor 200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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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09:5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