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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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238 Vote: 44 )
분류      잡담

머리를 아프게 했던 일들을 대충 마친 후에 짧은 단잠을 자고 일어나

바깥 공기 한 번 쐬고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곤 잠깐 눈을 감고 겨울을 생각한다.



겨울은 소멸의 계절이다.

무언가와 이별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지상 최대의 섹시가이인 내가 여자를 돌로밖에 볼 수 없는, 그런 가혹한 운명처럼. --;



언제나 대개의 이별은 겨울에 겪어왔던 것 같다.

내 유년기를 함께 보냈던 그리운 친구들도,

내 청년기를 함께 보냈던 사랑했던 사람들도,

또 정든 학교도, 생기있는 자연도, 오랜동안 해왔던 일들도...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겨울에서 슬픔을 발견하게 되나 보다.



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면 나는 정말 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나는 불과 1년 사이에 꽤나 변했다.

물론 기본적인 성향이야 얼마나 차이가 있겠느냐마는

이렇게 포근한 주말, 외출을 기피하고 있는 내 모습에 이제는 만족한다.



용민과 함께 살던 그 겨울의 추위도 생각나고,

하루카를 부르는 히로의 모습도 생각나고,

아쉬움과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입영하던 그 해 겨울도 생각난다.



그렇지만,

고등학생 시절 내 전무후무한 영웅이었던 홍정욱이 말하지 않았던가.

감상에 젖을 시간보다 해야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고.



나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내 나이 스물 셋. 그리고 겨울.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90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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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