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선급금 유혹은 달콤하다. 2~3년 뒤 구매 의사를 근거로 조단위 현금을 이자 없이 선사할 회사가 애플 말고 또 있을까. 물론 이자가 없다는 게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애플과의 공급계약이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지도 않는다. 지난 2014년 파산한 사파이어글래스 제조업체 GT어드밴스트테크놀러지(이하 GT)가 대표적이다. GT는 애플에 아이폰용 사파이어글래스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선급금 5억7800만달러(약 6500억원)를 수령했다.당시만 해도 GT는 아이폰 전 모델에 사파이어글래스를 공급할 꿈에 부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