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에 대한 판단은?

투표기간: 2005/07/21 - 2005/08/31

이미 그룹으로서의 대우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김우중은 여전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경제인입니다.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오랜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귀국을 하면서
그의 평가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의견차이를 내기도 했었더랬죠.

그는 국내에서도, 또 세계적으로도 특색 있던 경제인임은 분명했습니다.
부실기업 인수 이후 정상화 시키는 능력은 최고의 수준이었고,
가족이라는 표현처럼 직원들에 대한 처우도 시대에 앞서나간 면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경영이라는 모토로 수출을 통해 과거 한국인들의 위상을 높히기도 했었죠.

반면 부실기업 인수에는 정경유착이라는 악의 사슬이 틀림없이 존재했고,
인수기업의 직원들을 맹목적으로 끌어 안은 데에는 비효율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세계경영의 실체는 질보다는 양으로, 1류시장이 아닌 2-3류시장에서의 선점을 노리는 측면이 있기도 했죠.

역사에 있어서 가정은 무의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 대우가 아직까지 해체되지 않았다면
현재의 삼성에 버금가거나 혹은 그 이상의 저력을 갖춘 좋은 기업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
뿐만 아니라 김우중식의 독특한 경제관이
경제학계에서도 새로운 하나의 학설을 창설해 낼 수도 있었으리라 보고요.

대우의 해체에는 비슷한 시기, 비슷한 상황을 거친 현대에 비해
조금 억울한 면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
당시 현대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수정해 가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회생에 정부가 도움을 줬으나
대우에 대해서는 좀 냉혹하리만치 차갑게 대한 면이 틀림 없이 있긴 하죠.

어떤 이들은 그것이 IMF를 수습해 가던 김대중 정부의 구조조정 요구를
김우중이 묵살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이 혹 사실이라면 김우중으로서는 좀 억울한 부분도 있겠습니다.
당시의 구조조정이라 하면 인원감축과 부실계열사 정리가 핵심이었는데
김우중은 그러한 방식보다는 수출 확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었으니
어찌 보면 김우중식 해결책이 좀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쨌든 김우중은 그 위기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그치지 않고
오히려 확대해 나갔지만
당시의 외환위기는 동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다른 지역에까지도 연쇄 파급효과를 미쳤기에
수출 또한 크게 확대되지 않았고, 위기는 더욱 가속화 됐던 과오는 있겠습니다.
상황을 잘못 예측하고, 파악하고, 행동한 점은
기업의 책임자로서 분명히 지어야할 책임일 것입니다.

과거의 정경유착이나 그 시기의 분식회계 등은 그의 주장처럼
시대적으로 대우만의 일은 분명 아니긴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우중에 대한 처벌은
실패한 혁명가에 대한 처벌과 같은 측면이 있을 수도 있겠죠.

또 그가 과거의 한국 경제에 있어서 해온 역할과 공로를 생각해 본다면
일정부분의 선처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대우 해체 이후
그가 도피하던 시간동안 그간 가족이라 돌봤던 그의 직원과 그 가족들이 겪은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할 것입니다.

이런 김우중에 대해 어떤 판단이 더 적절한 것일까요?

답변항목 투표수 비율
정확한 법집행 2 40.0%
공로를 감안한 선처 3 60.0%
총 투표 인원수 : 5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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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3/22/2002 16:18:47
Last Modified: 08/23/2021 11:4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