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고 싶긴 했지만 눈을 뜨면 오후였었지.
구러나 오늘 오모니의 협박과 호통에 일어나고 말았다. -.-
아. 행복한 이 아침.
냠냠. 맛있는 밥을 먹고 메치니코프도 하나 먹어주고
헤이즐넛을 홀짝홀짝 마시고 있다.
어제 이모랑 이모부랑 동생이 왔다가 갔다.
오랜만에 동생이랑 둘이서 이야기도 하고 놀았다.
내일 또 온다고 했다.
오늘은 아마 친가쪽 친척들이 오실 것이다.
큰 집에서 제사를 지내신후 다들 우리 집으로
오시므로 이렇게 차분하고 우아하게 앉아서 기둘리기만 하면 된다.
인천토박이라서 다들 인천에 산다.
서울에 사시던 친척들도 다 인천으로 이사왔다.
큰 이모가 김포로 시집가셨기에 가장 멀리 사시는 편이었는데
그만 김포가 인천시로 편입되고 말았다. -.-
나는 인천에서 태어났고 우리 부모님도 다 인천에서 태어나셨다.
엄마가 어린 시절을 강원도에서 보낸것을 빼면 두분다 계속
인천에서 사셨다.
할아버지도 인천에서 태어나셨다고 하고.
할머니는 강화에서 시집오셨는데 강화 역시 인천시로 편입되었다.
우리는 인천가족.
지방에 갈 일이 없으니 명절때 고생 안 해서 좋기는 하나
한국지리에 약하다. -.-
고향이라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
그냥 나혼자서 예전에 10년동안 살던 집을 생각하며
그 동네에 갈 일이 있어서 잠깐 들를때의 기분이
바로 고향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다르겠지만 말이다.
오늘 아침에 엄마한테 혼났다.
잠만 자고 할 줄 아는 것도 하나도 없구. 흑.
이제 곧 시집갈 것이 저래서야~ 쯧쯧.
아흐흑.
엄마. 나를 그렇게 보내고 싶으신가요.
아빠는 아까워서 못 보낸다고 하시는데. 아흐흑.
하긴 나도 걱정이 되긴 한다.
이제부터 엄마 요리할때 옆에서 잘 바라보아야지.
또 뭘해야하나? 세탁기 조작법도 익혀야지.
그런데 사람들은 나보고 결혼을 일찍 할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결혼을 너무 하고싶어하고 안 하면 안 될것같이 생각한다.
그냥 나는 지금 미혼의 생활을 하고 있으니
기혼자의 생활도 하고픈것 뿐이다. -.-
생각해보면 혼자서 씩씩하게 사는 것도 멋질 것 같다.
자유롭고 열심히 일하고.
그치만 외로울 것이고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혼자 살만큼 용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해서 결혼할만큼 용감하지도 않지만..
기회비용을 생각할때에 결혼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
그게 모두 행복해지는 비결인것 같다.
여기서 질문!
모두라면 누구인가요?
넵. 사위를 아들처럼 사랑하겠다며 오매불망 기둘리시는
우리 오모님과 심중을 헤아릴 수 없는 아버님과
그릇장위에 서서히 쌓여가고 있는 내가 결혼하면 가져가서 쓸
그릇들과 기타 여러가지들과 미리 지어놓은 아이들 이름과
교육계획들. 그리고 전생에 엄청 착하게 살았을 누군가입니다.
사람들은 내가 남자가 없는 것을 보고서
너는 왜 그리 눈이 높은 것이야. 하지만,
나는 그다지 눈이 높지는 않다.
단지 나는 그냥 좋다고해서 사귈 수가 없다.
사귀면 결혼을 해야한다는 생각때문이다.
이 생각때문에 주변의 지탄을 받고 있지만.
나는 결혼할 사람과 사귀자. 이런 생각으로 산다.
물론 내가 사랑에 빠져 눈에 콩깍지를 끼고 딩가딩가 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결혼조건이 호화스러운 것이 아니다.
나는 매우 특이한 결혼조건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혈액형. 머릿결. 혀가 구부러지는지 여부(RR,Rr)...
-.- (내가 쫌 특이하자나.)
생긴건 그냥 무난한 정도면 된다.
나는 지금까지 영화배우나 탈렌트 중에도
잘 생겼다고 생각해본 사람이 별로 없다.
그런 사람보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정감있게(?) 생겼다.
그리고 나는 경주 김씨. 경주 이씨. 인천 이씨.를 좋아한다.
물론 우리의 밀양 박씨가 아주 멋지지만 말이다.
내 남편이 되기위해 부단히 착하게 살았을 것이 분명한 그 사람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참 멋지게 늙었다.
정말 선하고 둥글게 살았나보다. 라고 느낄 수 있게 생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학을 좀 잘 했으면 좋겠다. -.-
과학도 잘 했으면 좋겠다. -.-
모. 이런건 그냥 그렇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겠지.
영원이란걸 바라지는 않지만 적어도 죽을때까지만 이라도 변함없이.
암튼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니 이렇게 기분이 좋다니. 룰루랄라.
커피 한잔을 더 마시고 싶군. 왜냐면 낮잠을 잘 것 같기에. -.-
다들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즐겁게 보내라구.
참참. 그거 알아?
오늘부터 사귀면 크리스마스 이브가 100일이라는군.
내일부터 사귀면 크리스마스가 100일이겠지?
내 생각엔 후자가 더 나을듯해.
그렇지만 만약 100일이 되기전에 깨지면 그 날의 아픔을
어찌 견디리오. 아마 그 좋은 날 아픔이 배가 될걸?
그리고 평생 그날만 되면 아픈 기억이 떠오를 수도. *.*
1월 1일이 100일이 되는 것도 나름대로 멋있을 것 같은걸?
오늘은 참 이상한 얘기를 주절주절 오래 쓰는군.
근데 여기까지 다들 읽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요즘 그렇게 이상해?
나 원래 이러지 않았니? 도데체 모가 이상한지 말해줘.
사실을 말해줘~
아. 연휴인데도 마음편히 쉬지도 못하는구나.
리포트를 3개나 써야해. 엉엉엉.
그리고 18일은 알리미 임원 회의가 있고.
19일은 프리젠테이션 촬영을 해.
아마 11월 말에는 지방순회 대학설명회에 가서 2주동안 학교에 못 나올듯.
교직해야하는데. 나의 학점이여. 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