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아다.
나는 성균관대 학생이다.
나는 요즘 괜시리 우울해한다.
나는 아이처럼 삐지는 척하고 나중에 후회한다.
나는 오늘도 오버를 하고 후회했다.
나는 가영이가 제주도로 수학여행가서 쓸쓸하다.
나는 어느 사이엔가 우리집의 한심한 딸이 되어버렸다.
나는 엄마의 구박을 받으며 너무 슬프다.
나는 지금까지 아빠만 닮았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나는 요즈음 엄마랑도 많이 닮았다고 새삼 느낀다.
나는 때로 모든 상황에서 지나치게 객관적인 나를 발견한다.
나는 요즘 나의 에너지를 쓸데없는 데에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웃어도 웃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곤 한다.
나는 여기 있으면서도 나는 어디 있는걸까? 찾는다.
나는 수업시간에 큰 소리로 떠드는 아이들이 싫다.
나는 조그마한 것에도 너무 많은 신경을 쓴다.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다.
나는 한가지에 포옥 빠져들곤 한다.
나는 때로 너무 고지식하다.
나는 떠나고 싶다고 생각만 한다.
나는 어떤 것에 흔들려서 기분이 크게 달라지는 내가 신기하다.
나는 내가 가진 꿈들을 다 이룰것이다.
나는 밝음이다.
나는 내일 리포트 하나도 안 쓰고 통신에서 노는 아이다.
나는 나다.
나는 이제 글을 그만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