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Article * 성명 * 비밀번호 이메일 홈페이지 * 제목 글쓰기툴 * 본문 achor wrote >최근 아침까지 술 마신 일은 비일비재 하였지만 >오늘처럼 신림이 아닌 다른 곳에서 밤새 술 마신 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 >아. 그렇지 않군요. >얼마 전 홍대에서 밤새 술 마신 적이 있군요. >어쨌든 말입니다. --; > >제 삶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이런 적이 있긴 있었을 것인데 >이상하게 마치 처음 겪는 일처럼 느껴지더군요. >오늘 새벽 5시 30분 경 >종로3가에서 신도림까지 지하철 1호선 수원행을 탔었답니다. > >대체로 새벽 첫 차를 타면 >힘차게 삶을 살아가는 도시 노동자의 모습이 느껴져서 >술 마시고 돌아오는 제 자신에게 좋은 채찍이 되었었는데 >오늘 그 수원행 열차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저는 7-80년대에 돌아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차 자체도 50년대 産과 똑같은 규격의 70년대 産처럼 보였을 뿐더러 >그 열차 속에서 저와 함께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우중충하고 너저분한 모습이었습니다. > >모두들 삶이 피곤한지 굳게 눈을 감은 채로 >유명 상표 비스무리한 글자가 굵게 쓰여져있는 커다란 가방을 안곤 >일요일 새벽 열차임에도 한 치의 여유도 없이 >빽빽하게 앉아있었습니다. > >간혹 제 나이 또래의 젊은이의 모습도 보이긴 했지만 >한낮의 거리에서 봤다면 아주 멋있었을 그 노란 머리도 >이상하게 우울하게 느껴져 왔습니다. > >돈 많은, 함께 술을 마신 여인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떠났는데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이래저래 생동하는 사람들의 투박함도 좋아합니다만 >엘레강스한 그녀는 틀림없이 이런 분위기를 싫어할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 >그리고 신도림역에서 내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2호선으로 갈아탔습니다. > >2호선은 훨씬 한산하였습니다. >유독 눈에 띈 사람은 >아버지와 등산을 떠나는 젊은 여성이었답니다. > >나이는 저보다 한 두살 많아 보였는데 >성격 좋아 보이는 아버지와 단 둘이 떠나는 등산 여행의 모습을 보니 >육체적으로도, 또 정신적으로도 참 건강해 보여 좋았습니다. > >저 역시 학창시절에는 아버지와 함께 >낚시 여행을 참 많이 떠나곤 했었는데 >대학 이후로는 아버지와 여행을 떠난 기억이 나질 않더군요. > >그리고 한 기독교인을 보았습니다. >대림역 즈음에서 열차에 올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여 내게로 오라며 역설하는 >백발머리에 깔끔한 검정색 정장을 차려입으신 그 노신사에게서는 >평소와 달리 반감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 >근본을 기독교로 하고, 불교에 환상을 갖고 있는 제게 있어서 >거리의 기독교인들이 반갑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거든요. > >그렇지만 그 노신사는 어쩐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힐끔힐끔 쳐다봤었더랬죠. >그는 주일에는 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하느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복을 얻는 길이라고 했죠. > >어제 참 날씨 좋았던 기억도 나고 해서 >오는 아침에는 교회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답니다. > >그리고 돌아와 이렇게 앉아있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아가고 있네요. > >이제 평온한 일요일 아침이 오겠습니다. >일요일 오전은 평화롭고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 참 좋아합니다. > >다음 주에는 요즘 생겨난 봄바람에 >적당한 보복을 해줘야겠습니다. >물론 이번 주가 시작될 무렵에도 >술 좀 줄이고, 일 좀 해야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만. > >어쨌든 다시 한 번 결심해 봅니다. >두고보자. 봄바람! >다음 주에는 결단코 작살을 내주리라! 불끈! > >요즘 봄바람이 들었답니다. >유혹해 주세요. 훌쩍. ^^v > >- achor WEbs. achor > 분류 공지잡담추천고발고백호소질문답변경악황당제안경고독백씨바환호영상유틸제작복제알림관리 문서형태 TextHtmlText+Html 공개여부 비공개 파일 비회원은 업로드가 제한됩니다.20241123210853 reCaptcha 스팸성 광고물을 방지하기 위하여 초 후에 게시물 등록이 가능합니다. achorWEbs v7.4.0.0.110522 / skin: achor / theme: Sty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