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Article * 성명 * 비밀번호 이메일 홈페이지 * 제목 글쓰기툴 * 본문 오만객기 wrote > > 오늘은 큰맘 먹고 비싼 구구콘을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 벤취에 앉아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 점점 작아지는 구구콘을 바라보며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 더할나위 없이 작아진 구구콘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 그 때 멀리서 미끄럼틀 타던 여자아이 하나. > > 아이 : 아저씨 왜 울어? > 백수 : 아..아냐 아저씨 우는거 아냐. > > 한창 자라나는 새싹같은 아이에게 > 인생의 허무때문에... > 작아지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운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 > > 아이 : 아저씨 나 한입만... > > 조금 있다 한 아이가 헐레벌떡 내 앞으로 뛰어왔다. > 헐떡보이 : 아저씨 여기 500원짜리 굴러오는 거 못봤어요? > > 내 발밑에 뭔가가 반짝이는 걸 발견했다. > 다행히 그 아이보다 먼저. > 잽싸게 오른발로 동전을 덮고 말했다. > > 백수 : 저쪽으로 가던걸?... ☞ > 아이 : 고마워요. > 백수 : "자 이제 나와 동전아, 나쁜 사냥꾼은 갔어" > > 아이가 사라지자 아쉬웠던 구구콘을 다시 하나 사서 벤취로 돌아왔다. > 미끄럼틀 타던 그 아이도 다시 돌아왔다. > > 아이 : 아저씨...나 한입만... > > 어제 과소비로 인해 오늘은 좀 싼 돼지바를 사들고 놀이터로 나갔다. > 어제 그 아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돼지바를 깠다. > > 순간 뒤에서 누가 내눈을 가리며 뻔한 질문을 했다. > > "누구게?" > 백수 : 글쎄... > > 하지만 돼지바를 든 오른손엔 마비가 왔다. > 가슴도 철렁. > > 백수 : 혹시... > > 난 오늘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 > 아이 : 아저씨... > 오늘은 돼지바네... > 한 입만... > > 오늘은 이 아이가 다 먹고도 가지 않고 내 옆에 바싹 다가앉는게다. > > 아이 :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야? > 백수 : 글쎄다... > 아이 : 아저씬 늦게 들어가면 엄마한테 혼나? > 백수 : 혼나... > 아이 : 아저씬 이름이 뭐야? > 백수 : OOO. > 아이 : 아저씨 내가 귀찮아? > 백수 : 보기보다 똑똑하구나... > 아이 : 아저씨 여보 있어? > 백수 : 아직 여자 친구라는 것도 없어. > 아이 : 왜? > 백수 : 아저씬 여자들이 좋아하는 돈 많은 사람이 아니거든. > 아이 : 그럼 내가 여자 친구 해줄께. > 백수 : 조건은? > 아이 : 한 입. > > 우린 그렇게 어설프게 애인 협정을 맺었다. > 다음 날부터 놀이터로 향하는 내 손엔 > 두 개의 아이스크림이 항상 들려져 있었다. > > 그 아인 항상 벤취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선... > 내 무릎에 누워 잠을 자기도 했고 > 어슬픈 내 옛날 얘기에도 그아인 즐거워해줬다. > > 5월 5일 어린이날. > > 놀이터엔 애들이 하나도 없을꺼란 생각에... > 그리고 그 아이도 오늘만은 없을꺼란 생각에 > 아이스크림을 하나만 사들고 놀이터로 갔는데 > 내 여자 친구 은미가 혼자 벤취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 > 백수 : 오늘 어린이날인데...? > 아이 : 엄마 아빠가 바쁘셔... > 백수 : 그렇구나... > 아이 : 오늘은 한개네? > 백수 : 아..응. 니꺼야. > 난 오늘 배가 불러서... > 아이 : 같이 먹어 그럼. > 백수 : 그러자! (활짝) > > 아이는 내 손을 잡고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내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애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이 기뻤다. > > 백수 : 우리 대공원갈까? > 아이 : 정말? > > 아이를 기다리라고 해놓고 쏜살같이 은행으로 튀어갔다. > 10만원. > 잔액 1630원.... > > 까마득했다. > 시골에 계시는 공포의 마더얼굴. > > "네 이 우라질 녀석! > 서울 가서 대통령 되어 오겠다고 소 팔아서 올라가더니 > 다섯살짜리 지집에 홀려 애미 피땀흘려 보낸 돈까지 다 말아먹는거냐!" > > "마마...그게 아니예요..그게...그게..." > > > 난 심하게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 은행 청경이 가스총을 찬 채 바닥에 떨어지는 내 비듬을 쓸고 있었다. > > 은미를 목마태우고 대공원으로 향했다. > 놀이 기구를 타며 활짝 웃는 은미를 보며 사뭇 흐뭇했다. > > '아...오늘은 체력의 한계다. 더이상 걷지도 못하겠어' > > 놀이터 벤취까지 은미를 업어와서는 턱 주저 앉았다. > 은미가 내 곁에 다가오더니 내 볼에 살며시 입맞춤하는것이 아닌가. > 볼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은미를 바라보고 있자니 > 은미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진 채로 > > "아저씨 오늘 재미있었어. 내일 봐" > > 집으로 오는 길에 볼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 > 어머니 : 다음달까지 직장 못 구하면 당장 시골로 잡아들일테다. > 백 수 : 어머니, 제발 자식의 꿈을 그런 식으로... > 어머니 : 꿈이고 나발이고 사발이고 > 니 통장 오늘 조회해봤더니 1630원 남았더구나. > 알아서 해라. > 이번 주엔 돈도 안부칠테니까..! > 백 수 : 어머니... > > NO CARRIOR... > >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 잘 쓰면 한 달도 버틸 수 있는 거금 10만원을 어제 하루에 다 썼으니... > 이것 참 살길이 막막하다. > > 게다가 은미는 바라는 게 점점 더 많아진다. > 멀리서 한 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 걸 보구선.. > 아이 : 아저씨. 아저씬 애인 은미한테 꽃 안사줘? > 그리고 아이스크림도 더 고급을 원하기 시작했다. 구구콘도 아닌..... > 아이 : 아저씨 우리 이제 구구크러스트...응? 구구크러스트... > >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걸까... > 한낱 어린아이한테 정신이 팔려서 내 인생의 몇페이지를...? > > 다음 날, 놀이터로 향했다. > 손엔 아무 것도 들지 않은채로. > > 아이 : 아저씨 안녕. > 백수 : 그래 안녕 > 아이 : 어? 아이스크림은? > 백수 : 이제 안사. > 아이 : 왜? > > 은미는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 애써 냉정한 표정을 흐리지 않은채로 입을 열었다. > > 백수 : 우리 헤어져. > > 은미는 이럴 순 없다며 땅을 치며 통곡했다. > 나 역시 가슴이 아팠지만 냉정하게 뒤돌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요 며칠 놀이터는커녕 밖에도 나가지 않고 > 방구석에 병든 병아리마냥 겔겔거리고 있다. > > 눈을 감으면 은미의 활짝 웃는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 은미는 어떻게 지낼까...? 그 아이 감기나 걸리진 않았는지...? > > 은미는 내 인생에 있어 한낱 장난에 지나지 않는 아이가 아니었다. > 삭막했던 내 인생에 끈끈한 정과 사랑을 알려준 작은 천사였다. > 이별 후 힘들어하는 남자의 유치한 괴로움이 싫어 > 여자도 멀리했던 내가 은미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게 된것이다. > > 퍼뜩 신문을 펴 들었다. > > "인부모집. 일당 65000원..." > > 이틀 간 노가다를 뛰었다. > > 뜻밖에도 은미는 벤취에 앉아 있었다. > 요 며칠 내가 안온 사이에도 계속 나왔는가보다. > 가까이 가니 인기척을 느낀 은미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본다. > 어느 새 눈시울이 붉어진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 미처 앉지 못한 탓에 은미는 내 가슴팍에 안기지 못하고 무릎에 매달려 운다. > > 백수 : 은미야, 선물. > > 뒤에 감추었던 튤립 몇송이와 구구크러스트. > 그리곤 키를 낮춰 울고 있는 은미의 눈을 소매로 훔쳐주고 꼭 안아주었다. > > "다신 떠나지 않을꺼지?" > "그럼..." > > 그 날 이후 은미를 고아원에서 인계받아 우리 집에서 같이 살게 됐다. > > 지금 대학생인 아내 은미와의 첫 만남. > > 앗... > 은미 학교 갔다 올 시간이다. > 밥 앉혀놔야 하는데... > > 분류 공지잡담추천고발고백호소질문답변경악황당제안경고독백씨바환호영상유틸제작복제알림관리 공개여부 비공개 파일 비회원은 업로드가 제한됩니다. reCaptcha 스팸성 광고물을 방지하기 위하여 초 후에 게시물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