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가을에는 사랑을 해야지... (1999-10-25)

작성자  
   achor ( Hit: 639 Vote: 16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Love


『칼사사 게시판』 34713번
 제  목:(아처) 가을에는 사랑을 해야지...                            
 올린이:achor   (권순우  )    99/10/25 23:55    읽음: 52 관련자료 있음(TL)
 -----------------------------------------------------------------------------
        이상한 날이다.
        
        원고 청탁을 한 건 받았다.
        낮에 낯선 이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었는데 30대 중반의 
      남자 목소리의 그는 내게 만나자고 이야기하였다.  그리하여 
      오후, 으슥한 곳에서 만나게 됐는데 그는 돈 10만원을  선금
      으로 제시하면서 글 하나 써달라고 내게 부탁하였다.
        
        처음엔 자신이 없어서 거절하고 있었는데 빳빳한 만원  짜
      리 지폐 열 장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변해버린 게다. 그리고 
      지금 후회하고 있다. 아, 어쩌지?
        
        학원에서 쉬는 시간에 생각했다. 苦盡甘來라고. 슬픈 일이 
      다하면 기쁜 일이 오는 법이구나, 생각했다. 얼마 전 다이어
      리를 잃어버려 연연하지 않으려  했지만 찹찹한 마음,  금치 
      못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사랑은 쉬운 게 아니란 생각을 다시금 한다. 生의  인연이
      란 쉽게 맺어져서는 안 된다는 느낌. 급조된 사랑은 쉽게 깨
      어지기 마련인 게다.
        
        충분히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만들어
      진 사랑은 역시 순간적이다. 너무도 사랑해서 도무지 고백하
      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 없을  때, 그럴 때에 비로소  진실한 
      사랑이 시작되는 건가 보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쉬워만  보였
      네. 지난날들이 생각나는 밤이다.
        
        다이어리를 새로 샀다. 혹자는 어차피 또 잃어버릴 것, 뭐
      하러 다시 쓰느냐고 이야기하지만 마찬가지다. 어차피  헤어
      질 것 뭐하러 다시 사랑하느냐와 같은 이야기. Carpe Diem이
      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면 그만이다.
        
        역시 苦盡甘來. 기쁜 일이 다하면 슬픈 일이 오는 법이다. 
      이 오묘한 삶의 규칙성을 알고 있기에, 또 23살, 이제는  꽤
      나 익숙해진 일이기에 슬픔 같은 느낌은 특별하지 않다.  다
      만 내 삶의 역사 속에 또 하나의 새로운 신기록을  작성했구
      나, 하는 생각뿐이다.
        
        그리하여 삶은, 역시 살아볼 만 하다.
        
        
        
        
        
        
        
        
        
        
        
                                                            98-9220340 권아처 


본문 내용은 9,16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diary/293
Trackback: https://achor.net/tb/diary/293
RSS: https://achor.net/rss/diary

Share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Login first to reply...

Tag


     
Total Article: 1963, Total Page: 273
Sun Mon Tue Wed Thu Fri Sat
          1 2
3
(아처) 끄적끄적 80..
4 5 6 7 8 9
10 11 12 13 14
(아처) 끄적끄적 81..
15 16
17 18 19 20
(아처) 문화일기 15..
(아처) 문화일기 15..
(아처) 문화일기 15..
21 22 23
24
(아처) 사랑
25
(아처) 끄적끄적 82
(아처) 가을에는..
26 27 28 29 30
31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Poll
Only one, 주식 or 코인?

주식
코인

| Vote | Result |
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