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5 넥스트싱글 (1997-09-19)

작성자  
   achor ( Hit: 1265 Vote: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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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화일기


『칼사사 게시판』 24371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5 넥스트싱글                               
 올린이:achor   (권아처  )    97/09/19 01:22    읽음: 23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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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싱글, 1997, N.EX.T

* 독립 이후, 입원 중에 많은 신세를 졌고, 또 떠나기 전에 반드시 갚아야
  할 빚까지 지고 있는 한 친구의 선물...

항상 글과 영상을 벗어나 음악을 느껴야 한다는
혼자만의 강박관념 속에서 고통스러워 하다가
이렇게 우선 1997년에 발매된 '넥스트싱글'에 대한
나름대로의 느낌을 적어보기로 했다.

(아~ 이를 위해 Here, I stand for you와 ARIRANG을 얼마나 들었던가!)

<수록곡 소개>

과거 많은 인기를 얻은 음반인 만큼 많은 이들이 알고 있겠지만
싱글 앨범답게 음악은 딱 두 곡-위에 언급된-이 들어있다.
Here, I stand for you는 Original, Silhouette, Instrument version이,
ARIRANG은 Original과 Instrument version,
이렇게 총 5곡이 수록되어 있다.

<아처 느낌>

1. Here, I stand for you

무엇보다도 이 곡을 들을 때면 느껴지는 것은 1997년 봄의 회상이다.
우리는 항상 캠4에서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는
아처제국으로 향하는 길에서 이 노래를 함께 불러댔다.
1996년처럼 함께 들판에서 소리 한 번 치지 못한 우리였기에
그것으로나마 우리를 해소했고, 함께 한다는 동질감을 느끼곤 했다.

잔잔한 피아노 반주가 깔리는 가운데 Promise라고 독백하는
충분히 매력적인 낮은 목소리로 음악은 시작한다.

진정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음악의 분위기는 고조되어
'어서 나타나줘'라고 절규할 부근에 이르러서는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
(우리의 목소리로 결코 올라갈 수 없던 벽이기도 했다. --;)

마지막으로
'약속, 헌신, 운명, 영원...
 그리고 사랑, 이 낱말들을 난 아직 영원히 믿습니다'라고 나레이션하며
음악은 끝을 맺게 된다.

곡이 끝나고 나면 한편의 대 서사시를 읽은 듯한
가슴 속의 두근거림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항상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난 이미 영원히 믿지 않습니다'라고 바꿔 말하곤 했다.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지만
친구와 달리 난 웃으며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2. ARIRANG

이미 이전 앨범 'WORLD'의 'Komerican Blues(Ver 3.1)'에서
N.EX.T가 시도한 양악과 국악과의 조화를 본 바 있지만
그 정도면에서 이번 ARIRANG은 조화의 깊이가 더해진 느낌이었다.

국악적 느낌이 훨씬 짙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 ARIRANG을 국악이라고 말할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김세황의 화려한 일렉기타 연주를 느껴보라)

97 동계유니버시아드 폐막식 음악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악의 정서를 친숙하게 알릴 수 있는
충분히 한국적인 곡 같았다.

김덕수의 태평소 소리는 국악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내게도
전혀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만을 추구하는 혼합은 지양되어야겠지만
진정한 화합과 하모니를 위한다면
보고 듣기 좋은 행위라 생각했다.

< 앨범 디자인 >

본 앨범이 아니어서 그런 지
항상 앨범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보여줬던 예전 N.EX.T의 앨범보다는
조금 허전하고 소홀한 느낌이었다.

여전히 오랜동안을 함께 해 온 전상일시각공작단이 맡았으며,
미켈란젤로의 노트에서나 나올 법한
인체의 도면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앨범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숫자들,
1. 마치 자처럼 생긴 수평선 위에 일렬로 나열된 정수들
2. 0101010101010+0101000001010+010 이란 2진법 같은 숫자들,은
수록곡인 Here, I stand for you에서 말하는
필요로 만나고 생활을 위해 사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성 몰락의 표시라고 난 생각했다.

특히 나를 고생하게 만든 것은 그 2진수라 생각한 숫자들이었는데
   0101010101010=2730
   0101000001010=2570
 +           010=   2
 --------------------
   1010010110110=5302
라는 결론에 봉착하게 되었고,
(하나하나 계산했음~ 죽은 줄 알았당~ --+)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머리가 부셔질 정도로
많은 고민을 하게 했다. --;
(마치 한때 내 쓰잘데기 없던 몽유한 글의 의미를
 껄떡 성훈이나 썰렁 쭈니가 분석해 댔듯이... --;)

수치 본원적으로나
혹은 그간 N.EX.T의 모습에서 보여줬던 기하학적 방법을 써가며
내가 얻은 결론은
[아무 의미 아니다, 단지 선택한 무의미한 숫자이다] --;
혹은 숫자를 기하학적으로 만들어 거꾸로 봤을 때
[o.e.s(ex. 오은숙)에게] 정도였다. (춥군~ --;)
(오은숙이라... 예전 신해철의 애인이 아니었던가? 흘~ ^^)

<에필로그>

과거에도 수없이 들었지만 특히 다시금 느낌을 정리하기 위해
(특히 Here, I stand for you의 Originl과 Silhouette을 구별하기 위해)
너무도 많이 들어버린 이 음악은 지겨울 정도가 되어버렸다. --;

많은 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N.EX.T의 팬들이나
혹은 N.EX.T의 비판가들,
그리고 음악에 자신이 저명하다고 착각하고 있는 음악평론가들로부터
비난받을 생각은 없다.

말했듯이 난 음악을 평가하는 입장이 아니라
고작해야 음악을 듣는 내 느낌을 적어보고자 한 게다.
나를 위해서...

또한 만일 내가 N.EX.T였다면 단 한 곡의 음악만 삽입한
싱글앨범을 냈을 게다.
본 앨범은 BEST 앨범 정도나...

ps. 그 2진수에서 후에 또다른 결론이 얻어지면 에디트 해 놓겠다고
    내게 다짐한다. (모 2진수가 어쨌든 너희와는 아무 상관 없을테니~)

    한가지 의문이 있다면 적어도 그 때 내게 신해철이 말한 바에 의하면
    '넥스트'란 명칭보다는 '엔이엑스티'라는 명칭을 더 좋아한 것 같은데
    왜 하필이면 그런 그가 앨범명을 '넥스트싱글'이라고 지었는지... --;


                                                              3상5/476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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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