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난 숙이랑 욱이가 자전거를 타고 노는 걸 따라 미친 놈 뛰듯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고 있는데.. 상상해 보기 바란다.. 거의 미치광이 같은
아이 둘이 "빠 나잡아라!"하고 트럭이 오건 택시가 오건 아무데로나 자전
거를 타고 돌진하는 장면을....우리어머니는 전에 말씀 드렷듯이 그런 아이
들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살이 좀 ...)이셔서 자전거 타고 노는 건 내가 봐
줘야 된다. 으.... 한참 놀이터를 몇바퀴돌고, 매일 같이 숙이는 "욱이
며!(미워)"하면서 잘타고 있는 있는 욱이를 자전거타고 ?아가면서 때리고
욱이는"누아 누아... 우우우웅"하고 울면서 도망가고,이런 스트리트 파이터
남매의 그뒤를 내가 따라간다....숙아아아..욱아아아....어이구 숨차..
이미 우리셋은 아파트에서 꽤 유명해졌다. 어떤 아줌마들은 날 보고 "어머
아이들은 역시 아빠가 봐야 되요.."라는 말씀도 하신다.으... 아직 탱탱한
내 나이에.이 아이들의 특징은 차를 안 겁내는 것 뿐만아니라 자기 엄마 아빠
차와 같은 거만 보면 무조건 "빠빠, 엄마!"하고 정면 측면 안가리고 달려
들어서 운전수를 혼비백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날도 웬아줌마가 몰고
오던 뉴그랜저에게 숙이가 뛰어들었고....삐이이익 하는 브레이크 소리와
운전 하시던 아줌마는 눈알이 거의 튀어나온 듯해 보였다... 그래서 아줌마
가 내려서 막 뭐라고 해도 숙이는 이게 상관도 안한다... 그냥."아빠 아니
네... "그렇게 무표정하게 한마디 하고 보조바퀴달린 자전거핸들을 멋지게
돌려 다시 욱이를 때리러 몰고 간다.결국 나만 붙잡혀서 욕을 먹었다"아니
애 아빠가 애를 그렇게 무책임 하게 봐서 되겠어요...."으.. 또 애 아빠랜
다...결국 그날은 아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서 숙이에게 따졌다."숙아. 뉴
그랜저라고 다 너희 아빠 차 아니야.. 그러니까 조심해... 꽝하면 숙이 아
야해. 뉴그랜저라고 너희아빠 차 아니야.." 그런데 숙이는 거의 똥싸고 안
싼것처럼 할 때처럼 멀뚱한 표정만 지었다."빠빠차 그낸더 아냐... 엄마가
티꼬랬져." (아빠차 그랜져 아니야 엄마가 티코랬어) "오잉?" 이상하다.
숙이 아버지도 의사시고 어머니도 치과의사셔서 숙이네 집은 꽤 잘산다..
그래서 엄마는 소나타 아빠는 뉴그랜저를 타고 다니시는걸로 나도 알았는
데... "차 파셨나?..."하여간 서로 말이 잘 안통하는 만큼 그날은 그쯤에서
끝났다. 다음날 길바닥에 또 걸어 나갓는데.. 세워져 잇는 까만 뉴그랜저
를 보더니 아기둘이 동시에 "빠빠.."하고 달려간다. 그리고 차를 탁탁치면
서 "빠, 이거 빠 티꼬야!"(오빠 이거 아빠 티코야)라고 하는 것이다. 오
이잉? "아니야 이거 뉴그랜저야"한마디 했더니만 아이들은 또다시 흰자위
를 내놓고 거품을 물며 운다..."티꼬 티꼬 티꼬!!!!" 그래그래.. 난 차 주
인이 오기전에 일단 아기들을 데리고 자릴를 피했다. 그날 저녁에야 숙이
어머니의 말을 듣고 왜 요앙큼이 남매가 그렇게 대답햇는지 알 수가 있었다.
아파트랑 좀 떨어진 곳에서 부잣집 아이가 유괴되는 일이 있었단다. 잡고
보니까. "그랜져 타는 집아이를 골라서 유괴했다"고 자백했다고한다. 그래
서 숙이 엄마는 기가 막힌 방법을 생각해 닌 것이다.
누구든지 "아빠차가 뭐니?" 하고 물으면
숙이 욱이는 서슴지 않고 "티꼬"요렇게 대답하라고 말이다.
숙이가 어린이 놀이방에가자 남자친구가 생겼다. 이녀석이 좀 우스운게 아
버지가 세무공무원이신데, 하루는 숙이 데리러 간 나한테..."안녕? 형네 집
에 현찰 얼마나 있어?" 이렇게 물었다..."우리집엔 많아. 형네집엔 없구나"
정말 무서운 아이였다. 인간성이 더러운 것 같아서(사실 우리집엔 정말 현
찰이 없으므로....어흐흐흐흐 T.T) 내가 숙이에게 "그 말미잘이랑 놀면 빅
맥 안사준다."하고 협박했다.. 숙이가 이젠 많이 커서 빅맥 1/4은 먹는다.
숙이도 "으응."하고 대답했는데 다음날 놀이터에서 그 말미잘이 자꾸 숙이
에게 말걸고 놀고 있는 것이다. 물어보니까 숙이도 그아이가 싫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냐하면,, "숙아 욱이가 미워 형진이가 미워?"요랬더니 "형진이
(그 현찰 많은 집아이) 더 며!"라고 말해서 날 흐믓하게 해주었다. 하여가
그래서 난 "자꾸 형진이가 귀찮게하면 이렇게 말해랑' 넌 자존심도 없니!'"
라고 말했다. 숙이는 잘 입력이 안되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그래서 다시 '
'넌 자존심도없니'요렇게하라고 자꾸 가르쳤다.그제서야 숙이도[자존심]이
란 말이 입력이 된것 같다. 다음날 내가 숙이랑 욱이랑 놀이터에서 흙장난
하고 잇을 때였다.(아이구 다 들통나네.. 흙장난이 얼마나 재밌는데요..^^;
) 그 현찰많은 아이가 와서 숙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랬더니 숙이가 내눈치
를 살살 보더니, 숨을 음음 쉬고 대사를 준비햇다. 그러나 숙이의 대사는.
."넌 음 음.... 음..도..없니!" 자존심이란말이 역시 어려웠던거 같다.그
리고 숙이는 부끄러운지 히히히 하고 얼굴을 가렸다. 그런데 거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남자애가 바지를 내리더니 "나 꼬추있져!"하는 거다...으..이 아
이도 XX부인 씨리즈를 본게 아닐까.....
숙이가 숙이아줌마(내 어머니)를 지키려는 노력은 정말 피나는 노력이다.
원래 숙이는 잘먹지도 않앗는데 특히 김치를 싫어했다. 그런데.. 어느날 우
리엄마가 김치에 밥비벼드시느 걸 보더니.."아줌마 김치맨이야?"고러는 거
다. "김치맨? 그래 아줌마 김치맨이야..."했더니 숙이가 방긋 웃으며..."그
래 나도 김치맨 할께.. 김치 욱이 안되~~~~~~~"이러는 거다. 싫어하는 김치
를 먹으면서도 아줌마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 욱이는 김치 주지말라느 마
지막 절규..... 아이고 불쌍해... 욱이는 아주 젊잖다. 단지 의사네 집 아
이 답지 않게 책을 엄청 싫어한다. 숙이가 좋아하는 미키 동화책으 내가 읽
어주면 옆에 와서 못읽게방해놓으면서 "빠.. 미키 맛없서.. 놀자.."(형 미
키 이야기 재미 없다. 나가서 놀자)이런다. 이놈은 너무 잘먹어서 그런지
좋다 싫다를 맛있다 맛없다로 표현하는 이상한 아이다. 숙이는 미키를 상당
히 좋아한다.미키치마 미키 바지 미키 런닝 미키 팬티 미키 유모차 하여튼
모든 미키 제품이 다 있다.아 한가지더 귀파는 것에도 미키마우스다 달려있
다. 그래서 미키하우스나 백화점 아동복 코너의 미키매장을 지나지 않도록
조시매야 한다. 정말 아무리 배추돈이 없다고 사정을 해도 미키마우스 사달
라는 숙이를 말릴 순 없다. 거의 떠메고 장소를 피해야한다. 우리는 숙이를
미키 엄마라고 부른다."미키 엄마!" 요러면 쪼르르 달려와서 "예! 미끼 엄
마에요"라고 한손을 든다.. 그럴 땐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그때만
...숙이가 거의 똥오줌을 가리기 시작할 때였다.지하철 타고 나들이 가는
데 숙이가 "아줌마 나 쌌져."그런다. "으응가야."라고 아주 불쾌한 표정까
지 짓는다.. 자기가 씨놓구선.. 지하철에 사람들이 잇어서 "다음 역에서 갈
아줄께."했더니..팍 우리를 째려보면서...."찝찝하단 말야!"이런다. 숙이
의어휘력이 나날이 발전하는걸보면 참 내가 늙는 걸 느끼게 된다. 몇달후
숙이가 완전히 똥오줌을 가렸는데 엄마가 어디선가 욱이 입으라고 보솜이
기저귀를 사오셨다.(세일기간에 우리엄만 약하시다.) 보솜이 기저귀에는
잘알다시피 미키와 미니 마크가 인쇄되있는데 숙이가 이걸뺐길리가 없었다.
며칠 후 욱이의 바지를 숙이가 막 벗길려고 하는거다.. 이애가 조 왜그러나
.. 하고 듸어놨는데도 계속 난리다..."나도 미끼 기저귀 나도 미키 기저귀.
." 절규에 가까운 [미키 엄마]의 외침이었다..그렇다고 동생 기저귀를 뺐을
생각을 다하다니...결국 숙이는 팬티 대신 미키 기저귀를 입고 몇주 잘 지
냈다.. 무척 흐뭇한 표정이었는데 나중엔 "아줌마 엉덩이 뻐뻑해.."하고 벗
어 버렸다.. 질투 많고 애교많고 폭력 많은 우리의 숙이...이구 귀여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