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밤을 새고 아침까지 대항해시대를 하고 있는데
정목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 7시 무렵이었는데 학교라고 하곤, 이따 오후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렇게 대항해시대를 하다가 뻗어 잠들었는데,
11시 30분 경 정목에게 다시 모닝콜이 왔고,
성신여대 역으로 떨어지는 눈에 힘을 주며 달려나갔다.
흐~ 난 실로 대단한 일을 해내고 말았다.
역사상 2번째 있는 일!
고대 앞에 한 중국집이 있는데,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그곳에서
볶음밥 곱배기를 먹어치운 사람이라곤
193cm의 키에 소주 10병 이상이 주량인 한 거물만이 유일하다고 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곤 그 중국집으로 갔다.
예정대로 볶음밥 곱배기를 시켰고, 그 양만큼 속도도 무진장 빨랐다.
나온 볶음밥 곱배기를 보는 순간... o.O~ 으읔~
정말 '산'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보는 것 이상으로 직접 먹을 때는 그 양이 대단했다.
한참 먹고 배가 불러 볶음밥 접시를 봤을 때,
남은 양이 아직 반 이상임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암담함~ --;
그 볶음밥 곱배기의 전설을 들어보자면,
3일간 단식한 후 죽을 가볍게 먹은 이후 먹는 음식이 그 볶음밥이란다.
그럼에도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수 밖에 없는 그 볶음밥!
정목이 '우나지' 친구들에게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 볶음밥 곱배기 다 먹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베스킨 아이스크림 사줄께!"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건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 인정하건대 나만을 생각했다면 나 역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을 거다.
하지만 성훈과 용팔이라면 끝까지 먹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사실 먹을 당시에는 그들도 다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정목에게 고백했다~ --;)
난 끝까지 먹기 위해 이를 악물고 도전하고 있었다.
드디어 주인 아줌마가 달려 나와 나를 말렸다.
"학상~ 그러다 죽어. 그만 먹어!"
아주머니께서는 극구 내가 다 먹는 것을 말리셨다.
그렇지만 난 아직 더 먹을 수 있었고, 먹어야만 했다.
나만의 생활방식이 아니었기에, 그들마저 실패하게 할 수는 없었다.
"꾸역꾸역"
먹었다는 말보다는 입에 집어넣었다는 말이
더 적합한 말일 것이다.
그렇게 한숟갈, 한숟갈 투쟁과 의리로 집어넣은 그 산을
드디어 난 정복해 내고 말았다.
약속대로 난 "KENT 1mg"을 얻어낼 수 있었고,
그들의 명예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일주일간 세끼를 그걸로 먹는다면
아처가 찍어놓은 퀸카를 어떻해서든지 소개시켜 주겠다는
정목의 제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
그리곤 비디오방에서 '헤커즈'란 꽤 흥미있었던 영화를 본 후
고대 벤치에서 지난 홍대에서의 밤처럼 많은 대화를 한 후
겨우너 번개로 향했다.
30분 늦은 도착과 삐가 없는 열악한 겨우너 덕분에
정목과 녹두거리에서 서성거리다가
겨우 겨우너 집으로 찾아갈 수 있었다.
ps. 마우스를 비롯하여 오늘 하루를 책임져 준 더드미 정목에게 심심한 감사~ ^^*
혹자들은 많이 먹는 것에 대해 미련하다란 조소를 보내기도 하나,
나는 적게 먹거나 적당히 먹는 자들에게 조소를 보내지 않는다.
정목의 "붉은낙타"를 직접 경험해 보고 그런 조소를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