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나쁜영화 번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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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15 Vote: 1 )

지난 8월 17일에 있었던 나쁜영화 감상 번개 후기를
뒤늦게 나마 적어본다.
이는 훗날의 나를 위함이다.

구치소 안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모조리 장선우 감독의 '나쁜영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들의 삶을 얘기했기에 우선 관심이 갔고,
얼마나 사실적인가 역시 관심을 높혀주었다.

그러기에 언젠가 출감하면 비디오로라도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우리는 출감일 보려 했다가 두부를 먹으러 가느라 실패한 뒤
다음 날 볼 수 있었다.

우선 그리웠던 캠4에서 응수와 가볍게 술을 마신 후
(이례적으로 술과 안주가 남는 이변이 벌어지고 말았다. --;)
동숭씨네마텍으로 향했다.

표가 매진되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8시 50분 마지막 상영표는 남아있었다.

빵 얘기로 주위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을 쯤
호겸이 도착했다.

호겸에게 고마웠던 건
그 늦은 시간에 그냥 무작정 나왔다는 점이다. --+

어쨌든 우리는 영화를 봤다.

간혹 나왔던 무지 졸렸던 걸인들의 얘기를 제외한다면
바로 어제까지 함께 지냈던 사람들의 얘기들이었다.

글쎄 다른 사람들은 그 영화를 본 후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랬다.

무언가 파괴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

영화를 보고 나니 11시가 되었고,
그 시간이면 가장 쉬운 범죄 중에 하나인
'아리랑 치기'가 슬슬 시작될 시간이었다.

모 친구처럼 우연히 벽돌로 찍은 사람이 국회의원 후보여서
정치테러범으로 몰리는 불운은 거의 드물기에
많이 일어나고 있는 범죄 중의 한가지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보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에...

그렇게 보고 싶던 영화를 보고 번개는 끝이나
난 다시 아처제국으로 돌아가 잠들었다.





3상5/476 건아처


본문 내용은 10,06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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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