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무제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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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65 Vote: 13 )

언제나처럼 뒹굴뒹굴 거리다가 오후 늦게 병원으로 나섰다.
때마침 중딩과 고딩들이 학교에서 몰려 나왔는지
거리는 그 너무도 싱싱한 어류들로 인해 활기찬 모습이었다.

아... 너무도 귀여운 모습들... ^^;

퇴원 이후 여러차레 수술받은 병원에 갔으나
큰 이상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내 몸은 스스로 느끼기에 조금 이상한 듯 해서
이번에는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조금 한산했던 병원에서 여러 장의 엑스레이를 찍고는
현상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난 밖으로 나왔다.

안경집으로 갔다.
평소 시력이 나뻐 느끼는 불편함은 없었으나
요즘 오랜만에 공부 좀 하려 하니
1년 전 안경을 맞출 때보다 많이 시력이 나빠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병원 옆에 있던 안경집으로 가서 시력검사를 했다.
검사자가 말을 하길,
"너무 안경을 안 쓰셔서 근육이 고정되어 시력 교정이 안 돼요"

평소 '안 보이면 말지'라는 생각으로 나쁜 눈으로 그냥 다녔더니
근육이 굳어 나쁜 시력임에도 0.4나 나오게 되는 이상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닌,
내 눈에 맞는 안경을 맞출 수가 없다고 한다.

어쨌든 그나마 가장 맞을 법하게 대충 맞춘 후
테를 골랐다.

왠지 뿔테가 끼고 싶어져서 뿔테를 골랐다.
난 공부하는 범생이니깐... 잘 어울리겠지... 아마도... ^^

다시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만났다.
의사 왈,
"수술 후유증이 크군요. 앞으로 절대 담배는 피지 마시기 바랍니다.
담배 피시면 반드시 재발합니다. 그리고 군대는 다시 알아보세요."

담배를 피지 말라는 소리를 흘리며
병원에서 나오자 마자 난 다시 담배를 물었다.

어떤 이는 집착이나 과시란 말로 표현하곤 하나
난 그렇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명확한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말이다.

안경점에서 앞으로 항상 안경을 끼고 다니라는 말을 들은 난
그 범생같은 뿔테안경을 끼고 밖을 활보했다.

세상을 보다 좋은 눈으로 보니
그간의 친구들의 핀찬-특히 정목군-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내게 치마만 두르면 다들 이뻐보였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었는데
항상 뿌옇게만 보였던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되니
핫~ 세상은 내게 생각한 것만큼 잘난 사람들의 것들은 아니었다.

세상을 다시 아름답게 느끼며 살려면
시력이 나뻐지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안경을 벗어야 할 듯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거리의 그 중딩과 고딩들은 여전히 귀여운 모습이었다는 것! *^^*






3상5/476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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