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6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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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01 Vote: 1 )

반지 <여자를 말한다>, 최태규, 1997

지난 낮 밤새도록 놀다가 오후 늦게 일어났을 때
MTV에서는 한 드라마가 시작하고 있었다.

첫 분위기가 화면이 밝은 게
무슨 영화진흥공사라던가 혹은 국방부 홍보 영화 분위기였기에
별 관심도 없이 부시시한 눈으로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는데
한 할머니가 등장하더니 그녀의 뛰어난 연기력은
나를 그 드라마에 몰두시켰다.

(내게 있어서 그녀처럼 몰두시키는 연기자는 처음이었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한 정신대였던 할머니의 얘기였다.

덕분에 정신대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던 내게도
한번쯤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 할머니는 왜 사회적으로 성공했음에도 굳이 자신이 정신대였음을
밝히려고 했을까?

이것이 영화의 흐름의 맥이었고, 또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물음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이렇게 답을 한다.

"난 아무 잘못 없어. 난 피해자야. 떳떳이 그들의 잘못을 알려야겠어.
아직 사과 한번 하지 않은 그들인데, 가해자가 없는 피해자는 없거든."

글쎄, 내가 직접 당한 것이 아닌 외부인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떳떳하게 아무 잘못없는 자신을 밝혀 정의를 구현해야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피상적인 사과나 물질적 보상을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닌,
시간에 잘잘못이 묻여질 수 있기에 확실히 역사적 심판의 잣대를 마련한다는 데에
더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인정치 않는다면 훗날에는 더욱 인정받기 힘들테니 말이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삶,
'우리도 이제 살만큼 사는데 그깟 보상 때문에 그러는 모습은 너무 부끄럽다'
라고 오해하는 편협한 시각의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역사적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로
대우받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지난 1993년 내 생일 바로 전날 연락이 끝겼던 한 일본친구로부터
4년만에 연락이 왔다.
아... 벌써 4년이 흘렀구나~

전체와 일부를 혼돈하고 싶지는 않다.






3상5/476 건아처


본문 내용은 10,02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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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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