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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연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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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 ( Hit: 181 Vote: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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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그런 일들이 있는 것 같다.
내겐 마약이 그랬다.
난 어린 시절 마약을 해 보고 싶었다.
보통의 상태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못하는
초인적인 능력과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마약만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그 곳!
내 모든 것을 바치더라도 난 그 곳에 가보고 싶었다.
그러기에 난 마약을 구할 수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난 단지 마약을 경험해 보기 위해 사는 사람 같았으며,
도덕적이든, 도덕적이지 않든,
정직하든, 정직하지 않든,
그 무엇도 나를 구속할 근거가 되지 못했다.
결과만을 바라보며 정진하자!
과정에 얽매이지 말자!
내 유년 시절에 배워온 지식을 따랐을 뿐...
그리하여 난 아주 어렵게,
-사실 정직하게 말하자면,
그렇게 구하려 했지만 막상 구하게 된 경위는
황당할 정도로 쉬웠다.
애타게 기다려온 그 기회가 허탈하게도 느껴졌으니...-
겨우 마약을 구할 수 있었다.
먀약!
그 얼마나 기다려온 것이란 말인가!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간 내 상상 속에서, 또 많은 문자화된 자료 속에서
익혀온 대로 마약을 하기 시작했다.
한 숨...
두 숨...
세 숨...
마리화나였다.
그리 강한 마약은 아니었지만
금단의 열매라는 것만으로도 나를 설래게 하기엔 충분했으니...
그렇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내 정신은 말짱했다.
단지 머리만 어지러울 뿐이었다.
'처음이라서 그럴꺼야. 잠시 후면 난 그 세계에 갈 수 있을 거야.'
믿음을 버리지 않고 난 계속해서 불어댔다.
어렵게 얻은 이 기회를 그냥 놓쳐 버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하면 할 수록
머리의 고통은 더해갔고,
그리던 세상은 보일 기미도 없었다.
'무언가 잘못 됐을 거야. 마약이 이따위일 리는 없어!'
난 내 그간의 생각을 부정하기 싫기에, 아니 할 수 없기에
환상의 세계로 가지 못하는 것을
처음 마약을 접해보는 내 잘못으로만 여길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난 싫지만 인정해야 했다.
"마약은 별 것 아니다"라는 사실을...
결국 나의 첫 마약과의 대면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마약"
어린 시절 그렇게 경험해 보고 싶었으나
많은 사회적 제제가 있던 그 것!
그러나 마치 금지해 놓은 열매가 더욱 먹고 싶은 것처럼
마약은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정말 별 것 아니구나'
단지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생기는 일들이 있다.
그러기에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연연하게 되고,
또 그러다보면 후회할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마침내 그 경험을 이루고 나면
'정말 별 것 아니구나'를 느끼게 되어
마치 온 몸이 빈 것처럼 허탈해 지는 경우가 있다.
'아~ 나는 왜 그 시절에 그토록 그 따위 것에 매달렸는가!'
내가 경험해야 할 운명이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경험할 테니
앞으로는 무엇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아야 겠다.
남는 건 후회밖에 없으니...
모 어쨌든 좋다.
운명대로 난 행동할 테니...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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