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크레타인의 슬픔

작성자

achor

( 1998-01-01 10:44:00 Hit: 205 Vote: 1 )

크레타인들 사이에서 샤브레 家는 최고의 명가로 손꼽힌다.
그 시조는 여신의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신화가 있고,
그 이후 각 시대마다 민중을 이끄는 훌륭한 역할을 해내왔다.

그 가문의 1027번째 후손인 페리도는
자신의 훌륭한 가문의 명성이 있음에도
자신에 대해 무척이나 불만이 많았다.

무척이나 소심한 성격이었던 그는
편지 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었는데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해외펜팔을 할 때마다
그들은 그를 믿어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는 그 사실이 무척이나 싫었고, 또 억울했다.

사실이 그랬다.
그는 항상 정직하려 애썼고, 또 매사에 정직한 편이었다.

다만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이다'란
너무나도 널리 퍼진 그 명제 때문에
페리도는 그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게다.

그는 생각했다.
[ 상황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구나 ]

처음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음으로써
자신의 결백함을 알리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아무 소용 없는 짓이었다.
명제의 참, 거짓을 떠나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습성이 있던 것이었다.

'그래. 그냥 내버려두자.'

그는 상관하지도 않으려 했고, 또 의식하지도 않으려 했다.
시간을 믿으며 언젠가는 더욱 슬픈 자신의 마음을
세상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위안을 했다.

그렇게 시간은 언제나처럼 흘러갔고,
그의 진실이 밝혀졌는지 혹은 밝혀지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가 최후를 웃으며 맞이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상황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는구나...

3-52-1-(2)-027 건아처

본문 내용은 9,92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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