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 사랑 이야기..

작성자  
   wolfdog ( Hit: 164 Vote: 7 )

일주일전 아직 두터운 겨울 겉옷을 걸친 나는 따사로운 햇살의 압력에 못이

겨 걸음을 멈춰야 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강의실에 들어가야 했지만

그냥 그 자리에 서버렸다. 그리고 ,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 보았다.

겨울의 앙상한 때를 벗지는 않았지만 한창 물이 오른 나뭇가지들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있었고, 아지랑이도 아득히 피어 오르고 있었다.

"봄이다."

나는 가만히 혼잣말을 한숨처럼 토했다. 이리저리 일과 숙제에 치어

봄이 왔는지도 알지 못했다. 신입생들이라고 낯선 친구들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나는 그러려니 했다.

몸 구석구석이 근질거리는 것 같아 이상했었다.

무엇인가 화창하고 희망에 부풀어야 될 거라는 느낌이 들어오는게

정체를 알수가 없었다. 창석이는 얼마전 새로 만난 여자친구하고 잘 되어

간다고 자랑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아무 일도 아닌걸 가지고 싱글 벙글

이다. 괜히 약이 올랐다.

발길에 조그만 돌맹이가 걸렸다. 그냥 차버렸다. 돌맹이는 뒤뚱뒤뚱 굴러가

더니 서너 번 뒤척이다 멈췄다.

'모든것이 저 돌맹이 처럼 그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걸음은 어느새 목적지인 2호관을 지나 등나무 휴게실로 향하고 있었다.

흔히 CC동산이라는 등나무 휴게실은 짙은 그림자에 숨겨있었고 주변엔

키작은 대나무와 철쭉이 모양없이 자라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아무도 없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커플들이라도 있었으면 아마 나는 갈등을 겪었으리라

휴게실 앞에 다다랐을때 나는 자꾸만 ?아오는 햇살을 피해 그늘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돌렸다. 갑자기 봄에 밀려 다니는 내 꼴이

우스웠다.

대학에 들어온지 벌써 3년이 지났다.



본문 내용은 10,48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1986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1986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28156   1482   138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384
1822   (아처) Profile achor 1996/06/26162
1821   [썩문사]현주맞다!/3247 lhyoki 1996/06/26199
1820   (아처) 케라모스 achor 1996/06/26159
1819   (아처) 칼사사 2달 achor 1996/06/26154
1818   (아처) 설악산엠티 후기 achor 1996/06/26158
1817   [EVE] 잉~~오늘 번개였다니.. 아기사과 1996/06/26159
1816   [EVE] 잉..썩어 문드러진 사과라니.. 아기사과 1996/06/26151
1815   [썩문사] 아처왔군! lhyoki 1996/06/26154
1814   [필승]아처 방가~ 이오십 1996/06/26177
1813   [울프~!] 사랑 이야기..II wolfdog 1996/06/25160
1812   [울프~!] 사랑 이야기.. wolfdog 1996/06/25164
1811   (^_^) 으하하~ 칼사사 만세! 만세! 만만세!!! aram3 1996/06/25203
1810   (아처) 글을 다 읽구~ achor 1996/06/25158
1809   [비회원/JuNo] 아처 컴백 환영 teleman7 1996/06/25162
1808   (아처) 돌아왔다 achor 1996/06/25155
1807   [비회원] 가입하고파~~ bblue 1996/06/25213
1806   [번개] lhyoki 1996/06/25155
1805   그래난 어떠한제악에도.굴하지 lhyoki 1996/06/25153
1804   [썩문사] 번개!! 열락 015-396-6926 lhyoki 1996/06/25186
    1383  1384  1385  1386  1387  1388  1389  1390  1391  1392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