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아...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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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82 Vote: 6 )

언제나 용산에 갈 때면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난 착각 속에서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요즘은 정말 성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하나의 당당한 삶의 주체로서
사회를 걸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과거 부모님께서 해오셨던 많은 사회적인 일들,
여기저기 공공기관을 다니며 그런 일들을 통해
난 성인의 첫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용산에 갔다.

예전엔 그랬다.
용산을 떠올릴 때면 캄캄한 밤, 한 전자상가의 복도에서
난 갈 곳을 잃은 채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연상됐다.

더욱 이상했던 것은
그럴 때면 '모두 잠든 후에'란 김원준의 노래가 함께 떠올랐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용산을 마주 대할 때면
시대에 낙오되어 가는 느낌을 받는다.

숨 막힐 듯한 첨단 전자 상점들과
움직이는 혼잡한 사람들...

그들은 나를 내버려둔 채
미래의 세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난 담배를 피우며 무작정 걸었다.
답답했다.
무언가 해야할 것들은 많은 것 같은데
난 주저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내 앞에 뻗어진 길은 원효대교를 통해 여의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원효대교에서 인도가 끊났음을 발견했을 때
난 아무 이유없이 내가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사실 역시 깨달았다.

돌아가야 한다.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용산으로 돌아갔다.

좀 더 치열해야 한다.
발전해 나가는 사람들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이제 난 내 앞을 책임져야 할 성인으로서
많은 준비와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고 싶은 일 보다 해야할 일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
그것이 성인의 세계로 들어가는 처음이라고 생각하며 돌아왔다.



1125-625 건아처


본문 내용은 9,97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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