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작성자 achor ( 1998-02-25 15:09:00 Hit: 191 Vote: 1 ) 사랑에 관한 두 세가지 이야기들... 1. 스파게티 우선 말해 둘 것은 내 입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 거나 잘 먹으며, 아무 거나 잘 소화한다. 과거엔 그렇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난 내 입에 꼭 맞는 스파게티를 찾아 다니는 것에 내 삶을 다 받쳐 온 사람이다. 이 역설적인 두가지 얘기를 정리하자면, 비록 까다롭진 않지만 최상이란 것을 알고 있다고나 할까... 그리하여 난 내 젊은 날을 통털어 어딘가에 있을 내 입에 꼭 맞는 스파게티를 찾아 다녔지만 결국 이렇게 지금은 그 어느 스파게티조차 선택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고백하자면 때론 지난 날이 후회되기도 한다. 꽤 입에 맞는 스파게티였지만 보다 내 입에 맞을 스파게티가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또 다시 다른 스파게티를 찾아 떠났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아~ 그게 바로 나한테 맞는 스파게티였구나'란 생각이 들곤 한다. 뭐 인간이란 원체가 불완전한 동물이니 난 날 미워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그렇지만 사랑과 스파게티가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랑과 달리 스파게티는 그 맛있었던 스파게티를 요리하던 가게에 언제라도 다시 찾아가 맛볼 수 있다는 것... 2. 일방통행 거창하게 '세상의 연으로부터 독립되고 싶었다'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무척이나 쪼잔하게도 돈을 못내 짤린 것 뿐이다. 아. 내 호출기 얘기. 그렇지만 호출기가 없다고 사랑하지 말란 법은 태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난 사랑하기 시작했고. 이 사랑은 상당히 새로운 맛을 준다. 일방통행로를 질주하는 맛이라고나 할까? 난 그녀에게 마음껏 연락할 수 있는 것이다. 혹자처럼 답신호출이 안 온다고 속태울 일도 없고, 또 구차하게 몇 분 후에 답신호출이 오는지 재고 있지 않아도 되고. 원래부터 나처럼 단순한 인간은 그런 세세하고 자잘한 부분에 대해서 무감한 편이지만 아예 완전히 떨쳐버리니 참 마음이 편안한 느낌인 게다. 그렇게 내 일방적인 연락만이 매개가 되는 사랑은 계속되겠고, 언젠가... 그 호출번호로 가는 내 손길이 끊길 때 쯤이면... 그 사람은 내 마음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져 가겠지... 난 그것을 이별이라 정의내리려 한다. 3. 마리화나 난 고등학교 시절부터 마리화나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렇게 구히기 어렵게만 느껴졌던 그 마약이 실상은 무척이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이후 난 완전히 중독되어 버린 것이었다. 대학교 입학 후 첫 미팅... 한 여자를 만났다. 그 아이는 무척이나 호기심 많은 아이였기에 마약을 권하는 내 검은 손길에 무척이나 쉽게 유혹당했다. 마약에 취해 횡설수설 하는 그 애 얘기 속에는 한 남자가 등장했다. 6년 동안 그 여자 아이를 쫓아다녔다는 그 남자 아이... 그 여자 아이는 마약에 취해 내 품에 안겨 첫 입술을 내게 주었다. 난 그 남자 아이를 생각했다. 그 아이가 그렇게, 6년이란 시간을 바쳐가며 얻고 싶었던 그 여자 아이의 입술이 이렇게 쉬운 것임을 안다면 그 남자 아이는 얼마나 허탈할까... 그리하여 난 더욱 마약에 중독되어 간다. 지나간 내 슬픔을 잊으려 하듯이... 1125-625 건아처 본문 내용은 9,86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0628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062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28156 1482 104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066 8415 (아처) 문민정부 終 기록 achor 1998/02/24162 8414 (아처) 2월의 여행 achor 1998/02/24181 8413 [짭~*] 음.. rhee77 1998/02/24158 8412 [짭짤~*] 1998년 2월 24일..화.. rhee77 1998/02/24179 8411 [svn] 1998년 2월 24일..화.. aram3 1998/02/24161 8410 [svn] 어제 정팅후기.. aram3 1998/02/24188 8409 [매버릭] 슬픔이 오면... 난나야96 1998/02/25185 8408 (아처) 사랑에 관한 두세가지 이야기들 achor 1998/02/25191 8407 [짭~*] Smoking rhee77 1998/02/25152 8406 [정영] 여행을 계획하며,, kkokko4 1998/02/25151 8405 [수민]휴학 전호장 1998/02/26157 8404 [퍼온글/수민] 송강호의 직배영화에 대한.. 전호장 1998/02/26151 8403 (아처) JP 총리 절대 반대 achor 1998/02/26152 8402 (아처) O형-처녀자리 공개모집 achor 1998/02/26178 8401 [짭~*] 아처에게 연락하는 글. rhee77 1998/02/26181 8400 [짭~*] 쿠쿡.. rhee77 1998/02/26213 8399 [GA94] 나의 좆같은 시간표... 오만객기 1998/02/26206 8398 [지니]아처! 패배를 인정하시지... 고대사랑 1998/02/26205 8397 [지니]현숙아... 똑같군 고대사랑 1998/02/26197 1036 1037 1038 1039 1040 1041 1042 1043 1044 1045 제목작성자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