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39 with 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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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83 Vote: 1 )

1. 사랑

굳이 REF 때문만은 아니었다.
난 Cosmopolitan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애국심이나 국가관에 영향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럼에도 난 지난 겨울부터 담배를 통일시켰다.
가장 일반적인 'THIS'로.

난 담배의 Hard Case를 모을만큼
다양한 담배를 추구해 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입에 딱 맞는 담배를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게다.

마치 스파게티를 찾는 여행처럼...

그렇지만 그 오랜 시간동안의 방황 속에서도
난 내 입에 맞는 담배를 찾아내지 못한 채
이 담배, 저 담배 가리지 않고
껄떡대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난 우연히 그 새 1400원으로 오른
'Malboro Light'를 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곤 피웠다.

언제, 어느 담배를 피우더라도
그다지 가리지 않았던 내게
이상하게도 근 5-6개월만에 폈던 그 담배는
왠지 맛이 어딘가 어긋나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난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난 이미 'THIS' 한가지만을 경험하면서
그것에 깊숙히 익숙해져 버린 게다.

"통신 커플은 일찍 깨진다"란 속설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넓은 세상...

2. 의지박약

"우리 뭘 먹을까?"
"나야 아무거나라도 좋아! 난 정말이지 무엇이든 다 잘 먹거든"

"우리 뭘 할까?"
"나야 아무거나라도 좋아! 난 정말이지 무엇이든 다 좋아하거든"

내가 이런 행위를 줄기차게 하고 있을 때
한 친구는 날카롭게 내게 내뱉어 버렸다.

"넌 의지박약이야"

이미 5-6개월 된 그 말이
아직까지 내 귀를 떠나지 않고 있다.

난 정말 의지박약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나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단 말이다.
나 역시 이걸 먹고 싶고, 이걸 하고 싶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내 의견을 주장할 만큼 난 까다롭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실제 살아가면서 무엇인가 극구 고집해야 할 것은 틀림없이 있다.
그렇지만 내 기준에서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은 것에 조차
하나하나 걸고 넘어진다면
삶은 너무나도 고달프고, 귀찮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러기에 난 의지박약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다.
단지 꼭 해야할 것에 대한 기준이
보다 넓을 뿐이지.










3. 갈테면 가라

내가 항상 이별에 당당할 수 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내 머리 속에 가득 찬 바로 이 생각,
'갈테면 가라'때문인 것만 같다.

어쩌면 그러기에 난 정말 불행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난 사랑을 너무나도 신봉한다거나
혹은 그 기준을 너무나도 높게 잡은 나머지
'사랑'으로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거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시절에
한 여자를 너무나도 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떠나버린 그녀를 잊지 못한 채
인질극을 벌이다 들어온 그 사람.

분명 그 남자의 인생은 한 여자 때문에 완전히 일그러져 버렸고,
또 그 여자 역시 심적으로 무척이나 고생을 겪었겠지만
그럼에도 난 그 남자가 부러웠다.

생을 걸 수 있는 사랑...

극한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그런 것만이 진정한 사랑으로 보이는 게다.

황장엽 망명에 대한 북한 성명의 성훈 리메이크 작,
"갈테면 가라. 배신자는 가라"
소설,
"껍데기는 가라"

이름 뿐인 사랑 혹은 아직 떨쳐내지 못한 자존심...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본문 내용은 9,83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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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