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벗터의 유래에 관하여... 작성자 achor ( 1998-04-09 22:04:00 Hit: 159 Vote: 1 )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젠 전무하다는 것 정도. 어느 시절 그나마 함께 밤으로부터 자유롭게 헤엄치던 동지들은 이제 생활의 번잡 속에 다들 쓰러져 버렸다. 그럼에도 난 꿋꿋이 마치 Ultimate Warrior라도 된 양 통신 전선을 홀로 사수하고 있었다. (알다시피) 특별히 할 일도 없이... --+ 새벽 4시, '내일은 일찍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가보고 싶은 걸'. 그렇게 되새기면서 난 누워버렸다. 아마도 지금 뻗으면 낮 13시 경에나 눈 뜰 걸 알면서도 말이다. 젠장할 의지박약! 그럼에도 계속해서 흐르는 '나와 같다면'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난 잠에 어느새 빠져들었다. 그러나 신께서는 나를 버리지 않았다. 신께서는 그 고결한 10cm 바퀴벌레를 내 팔 위에 등장시켜 어쩔 수 없이 새벽 6시에 나를 깨어나게 했다. 무언가 근질거리는 느낌에, 조금의 꿈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숙면에 빠져드는 내가 깨어나고 말았던 것이다. (음. 경원. --;) 불을 켰을 때 재빠르게 도망하는 10cm 바퀴벌레. 음. 공존을 생각하며... 컥. 순간 갑자기 숨이 막혀오는 폐. 지난 밤 담배를 많이 펴서 그러나? 젠장할. 어쨌든 난 옷을 주섬주섬 집어들고 길을 나섰다. 나로서는 무척이나 획기적인 새벽 6시! 마땅히 갈 곳은 없었으나 지하철을 탔다. 그나마 가장 익숙한 대학로. 그리곤 배가 고프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난 햄버거와 콜라를 가볍게 먹고는 담배를 피면서 '이제 무엇을 할까'를 생각했다. '아. 졸립군.' 2시간도 안 됐던 수면으로 인해 난 졸렸던 것이다. 학교에서 난 잘만한 곳을 찾아봤다. 왠지 들판에 누워 잠들고 싶긴 했지만 꾸역꾸역 밀려드는 인간들 앞에 눕고 싶지는 않았다. 지난 시절 홀로 자주 갔던 그 '나만의 공간'에서는 도저히 누울 수 없을 것만 같아 난 여전히 Alternative를 찾으려 했던 게다. 그렇게 이곳저곳을 헤맨 결과. 난 내 학교에 그런 곳이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장소를 찾아내고 말았다. 감격. 학교 뒤에 삼청공원 쪽으로 통하는 야산이 있는데 문득 그 야산을 오르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조금 올라보니, 헉. 멋진 누각이 있지 않은가! 난 그곳에 자리를 잡고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하늘에서는 벗꽃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난 그곳에 '벗터'란 이름을 지어줬는데 순간 '빨간머리 앤'이 생각나 내 자신의 유치함에 허탈감이 밀려왔다. --; 사실 '62-3'이나 '30終' 같이 특정 지명을 바꿨던 것은 구체적 장소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암호와 같은 삽질이었는데 그 버릇이 계속되어 '벗터'란 명칭까지 만드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게다. --; 어쨌든 그 평안한 곳에서 아침 서늘한 날씨 속에서도 눈을 붙이곤 피곤을 풀 수 있었다. 생활의 작은 기쁨은 이런 것일 지라. 오후엔 성훈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백령도엔 잘 도착하여 잘 구르고 있다고 했다. 모두에게 안부 전하고, 편지 써줬으면 하더군. 주소 :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남포리 사서함 603-30-2 # 409-910 김 성 훈 일병 ps.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는 밤이다... 언제나 그랬긴 했지만...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본문 내용은 9,82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1098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109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28156 1482 42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383 20195 [롼 ★] 김장훈. elf3 1998/04/09161 20194 [짭~*] 새.난나야96 rhee77 1998/04/09202 20193 (아처) 벗터의 유래에 관하여... achor 1998/04/09159 20192 (아처) 술취한 모습으로 사람 읽는 법 achor 1998/04/09230 20191 [가시] 낼..여행간다~~~ thorny 1998/04/09154 20190 (아처) 동보를 변경하며... achor 1998/04/09166 20189 [공지] 제4대 칼사사 두목 선거 achor 1998/04/09187 20188 [Q]해석..밑에 테스트 ara777 1998/04/08153 20187 [Q] 심리테스트 ara777 1998/04/08204 20186 (아처) 여름을 기다리며... achor 1998/04/08190 20185 (아처) the Wave of the "Alternative" achor 1998/04/08224 20184 [손님/고불] 쯔쯔 아처 xtaewon 1998/04/08201 20183 [롼 ★] 오늘도. elf3 1998/04/07198 20182 [SUNNY~?] ....... muses77 1998/04/07207 20181 (아처) 1998년 4월 6일 achor 1998/04/07189 20180 [q]우리두 야외수업 했다. ara777 1998/04/06199 20179 (아처) 성훈을 보내며... 2 achor 1998/04/06206 20178 [바리/성훈] 간다! 가냐? 갈껄? --+ whenceo 1998/04/05202 20177 [코알라] 야광별 코알라77 1998/04/05163 416 417 418 419 420 421 422 423 424 425 제목작성자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