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운명의 동전, 그리고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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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87 Vote: 3 )

<만남>

내겐 어떻게 유입됐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1967년 産 25cent짜리 동전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는 알다시피 극도의 운명론자인 나는
그 동전에 내 운명의 구속을 맺게 되었다.

그리하여 쉽게 판단할 수 없는 흑백의 사건에
항상 그 '운명의 동전'이라 명명된 동전은 등장하여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해 주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판단은
꽤나 납득할만 하였다.

그렇게 신용과 믿음은 점점 깊어만 갔다....












<갈등>

무언가와 관련된다는 것은 갈등을 필연적으로 내포한다.

며칠 전 난 갈등을 싹트게할만한 빌미를 그에게 제공했다.

어쩌다가 우연히 1franc짜리 동전을 발견하게 된 게다.
그 때 내가 냉정하게 그녀를 외면했다면 좋았을 터인데
난 그러지 못한 채 그녀를 내 주머니 속에 넣음으로써
25cent와 1franc의 싸움을 유발시키고 말았다.

크기. 색상, 무게가 모두 동일한 그 동전을
한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으니 그 갈등도 당연한 일일지라.

<실종>

결국 1998년 5월 27일 16시 경 사건은 터지고 만다.

그 싸움에서 결국 1franc이 이기고 만 것이다.

난 한가지 운명을 결정하면서 동시에 두 동전을 던졌는데
젠장.
위에 있던 1franc는 아래 있는 25cent를 쳐 냄으로써
그를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 게다.

한동안 미친 듯이 이곳저곳을 찾았으나
난 결코 25cent를 발견해 내지 못했다.

그리곤 1franc에게 물어봤다.

"내가 계속해서 25cent를 찾는 게 나을까?"

그녀의 대답은 단호한 'NO'였다.

같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듯이
내 운명은 두 개에 의하여 결정지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난 그녀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곤 그동안 무척이나 정들었던 그를 떠나보냈다...
부디 새로운 좋은 주인 만나서 잘 살기를...

<EPILOG>

삶의 개연성이라는 게 인간의 착각에서 비롯되는 일이 많지만
아무튼 지금 역시 무언가 이상하다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그 25cent에 의해 맺어진 인연...
불경한 소리를 입에 담았다는 그의 실망감의 표현일까?

어쨌든 그는 내게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그가 맺어준 인연은...

음냐. 모르겠군. 하핫. ^^*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 1998년 5월 28일 6시 30분 조회수 3

무척이나 원활히 결론이 나서 참 다행이다.

뭐 굴곡 없는 길을 걷는 건 따분하긴 할테니...
어쨌든 좋다.

여러 모로 여전히 운명적이란 생각이 드는군.

오히려 그 때 잠들었던 게, 또 동전을 잃어버렸던 게
도움이 됐으니 말이다. *^^*

空日陸森 Fucking 우레 건아처


본문 내용은 9,77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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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