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처가 일찍 일어났다.
어제도 여느 날처럼 5시가 넘어서 잤지만,
겨우 2시간 만에 다시 일어나고 말았다.
가출한 친구 아버님의 전화 때문도 원인이 되지만,
식구들의 여행도 원인이 된다.
일요일로서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집에는 나 혼자밖에 없다.
식구들이 단체로 온천에 간 것이다.
난 피곤하다는 핑계로 피했지만
날 데려가시려는 끊임없는 노력은
정말로 날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난 부모와의 선을 긋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어제, 오늘 더욱 더 느껴지는
내 독립에 대한 의지는
부모와의 대면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부모님이 좀 더 익숙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들고 있다.
사실 그렇다.
대학 와서 고등학교 때보다도
더 부모님을 대하는 시간이 없어졌다.
난 아침에 자는 반면
아버님은 아침에 나가시고,
어머님도 운동하러 나가신다.
내가 일어나는 시간이 12시 조금 못 되는 시간인데,
이 때쯤 되면 어머니는 동네 아줌마들을 옆에 태우시곤
이곳저곳을 그냥 놀러 다니신다.
또한 난 오후 4~5시쯤 나가는 반면
어머니, 아버지는 저녁에 돌아오신다.
알다시피 내가 집에 돌아가는 시간은 12시.
이러니 거의 부모님을 뵐 시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함께 여행을 가자고 부모님이 제안했지만
난 무참히 싫다고 거절한 것이다.
모르겠다.
잘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잘 될 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내 방식이 내 미래를 위해선 최선이라고
적어도 난 그렇게 믿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