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헤어짐

작성자  
   kokids ( Hit: 209 Vote: 1 )

헤어진지, 정확히 헤어진지 5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0월 31일 오전 3시 30분.

언젠가는 잊혀질지 모르는 이런 시간적 개념이지만,
얼마간은 잊지 못할 것이다.

......

담배를 피워 물었다. 자다 깬 상태에서, 난 별다른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누군가가 먼저 이별을 말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헤어졌다는 그 사실이 다가오는 셈이다.

점차 식어만 가는 내 마음. 난 그게 두려웠다. 아직도 나를
기댈 곳을 찾지 못하였다는 생각, 불안, 초조. 이 모든 것은
나를 다시금 추운 겨울로 몰아넣었다.


그래. 사실 이쯤에서 내가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해두자.
그것이 이해하기 더 쉽고, 명확하며, 받아들이기 쉽다면
그렇게 해두는 게 나을 성 싶다.

하지만, 난 어느 누군가에게 정착하지도, 정착할 수도
없을 것이다.

헤어지면 마음이 아플거라 했는데, 잠깐 동안 침울하게
지냈다.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는, 이내 나아졌다.

고작 이런 것 뿐이라니...

너무나 헤어짐에 익숙한 탓일까. 내게는.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흔히들 표현하는 사랑의 종착이라는 결혼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난 지금껏, 사랑이라 이름 붙여진 집착에 지내온 것은
아닐지.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들일 뿐인데.

...

누구나 사랑하는 방법은 다르다. 그리고, 이별하는 방법도
다르고, 그 의미도 다르게 다가온다.

여지껏, 초기에 거절할 지언정 내가 먼저 이별을 말했던
적이 없었다.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난 내가 먼저 이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담해진걸까.

...

부디 좋은 사람만나 잘 있노라는 소식을 들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 그것만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실이므로...

......

--
Chu-yeon


본문 내용은 9,62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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