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

작성자

achor

( 1998-11-27 21:28:00 Hit: 201 Vote: 1 )

성훈에게서 특별한 편지가 왔기에 또다시 떠벌려본다.

색마자식. 편지 내용은 그답게 온통 여자얘기뿐이었다.
그 영창 가던 날의 화려한 묘사와 함께.

그의 사생활을 완벽히 무시한 채 조금 이야기해보자면, 허허.

그는 그 영창 가던 날 선임들과 부대를 이탈했다고 한다.
해병대 특수수색대만의 특권으로. --;

그러나 우리의 자랑스런 해병대 특수수색대!
그들은 얼마나 여자에 굶주려있었던가!

그들은 즉시 다방 레지 2명을 불러
음... 이루 말할 수 없는 추태를 부렸는데
성/훈/말/에/의/하/면/
자신은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

그리하여 그 2명의 레지 중 19살 먹은 영계는
성훈의 그 신사적인 태도에 반했다고 하는데...

이윽고 성훈이 화장실로 가는 순간
그 영계는 성훈을 따라나왔고,

성훈이 조그만 화장실 한 칸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 영계는 성훈을 따라 그 속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음... 자. 이후는 각자의 생각에 맡기지. 허허.

그런데 그가 강조한 부분은
자신의 어떤 껄떡거림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 영계가 자발적으로 자신을 따라왔다는 것이었다.

알아, 알아. 너희들의 외침을.
"에잇!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자. 그렇지만 한 번 믿어주기로 하자.
뭐 그까짓거 한 번 믿어주었다고 해서 특별히 바뀔 건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성훈을 비롯한 그들은
위병에게 잡혀 영창으로 갔다고... 허허. --+

어쨌든 아무런 이상없이 문제가 잘 해결되어 다행이다.

음...
내가 훈련소에 있던 시절
난 소대에 하나뿐인 소대서무계를 맡았었는데
그 힘으로 '김성훈'이란 이름이 달린 명패를 하나 구해서
내 퇴소식 때 나를 기다리던 성훈에게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소주 10병을 마시고 영등포에 뼈를 묻었다.

오늘 성훈에게서 '건아처'란 이름이 달린 해병대 명패가 하나 왔다.
"보잘 것 없으나 작은 정성이니 받아주게나"란 구린 문구와 함께.

감격. 내 생애 최고의 생일선물이었다.

지금은 다른 곳에 있지만
그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뜻을 전한다.

다음은 소주 10병으로 죽을 차례.

자. 죽으러 가자!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60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2671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2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