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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문화일기 127 IL NOME DELLA RO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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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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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 NOME DELLA ROSA, Umberto Eco, 1980, 열린책들, 소설
Umberto Eco를 알기 위해 내가 택했던 책이었다.
이 책을 산 지는 꽤 오래 전 이야기가 되고,
또 읽기 시작한 지도 오래된 이야기가 되는데
선입관처럼 이 책의 난해함이 문제는 아니었고
단지 2권이라는 양에 난 외도를 많이 했을 뿐이었다.
수많은 찬사처럼 많은 지식이 축적된 흥미 있는 추리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느낀 게 없었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는 않겠다.
그 까닭은 이 책이 다룬 얘기들은 겨우너에게나 관심이 있지,
나한테는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데에 있었다.
예수가 웃었느냐, 웃지 않았느냐의 문제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 난 책을 읽으며 겨우너가 그 시절에 웃음을 기피했던 까닭이
이 책의 영향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중세 크리스트교의 상황 역시 내 관심사는 아니었다.
물론 학문적인 종교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긴 하나
그래도 그 분야가 많이 달랐다.
종교에 있어서 내 관심사는
힌두교에 있는 환상이던가
아니면 각 종교에 있어서 유사점을 찾아내는 데에 있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쉽게 쓰여진 것은 아니라는 점엔 나 역시 동감한다.
Umberto Eco의 학식은 책 전반을 통해 잘 드러나는데
아마도 자신의 지식을 가시적으로 뽐내는 최고의 방법은
수많은 서책에서의 인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추리소설다운 통쾌함보다는
존재의 의미에 대한 허무감이 더욱 짙었던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장미의 이름]이란 제목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 보면 되지 않을까 한다.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끝으로 기억에 남은 한 부분을 기록해 둔다.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아야 할 궁극적인 진리가 아니겠느냐?
990218 17:30 인용은 지식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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