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으로 화끈하면서도 힘겨운 번개였다.
게다가 그 끊이지 않던 장구함이란... --;
3일 17시. 번개 예정 시각.
이제 슬슬 출발해야지, 하며 딱 떠날 무렵
정준은 사당에서 출발. --+
약속시간에 출발하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칼사사 타임은 사라지지 않을 듯. --;
종로, Tower Record 앞.
예상대로 정준 홀로 담배 피고 있었다. --+
온다던 경민, 선웅은 어찌 된 일인지. !_!
그 썰렁함을 해결해 보고자
우리는 PC방으로 향했다.
그리곤 22살 여인 두 명과 30분 후 번개 약속!
헉, 그런데 모든 번개 약속이 끝난 직후 걸려온 전화.
"나 미선인데, 여기 종로야." !_!
우리는 미선에게 밥이나 사주고 보내려 했으나
사악한 미선, 약속장소인 피자헛까지 따라와 우리를 방해했다. !_!
피자헛 앞에서 청바지에 검정색 마이를 입은 그녀들을 발견!
그러나 그녀들은 우리 주위를 떠나지 않던 미선을 보더니 발길을 돌렸다. !_!
으휴, 미선, 도움이 안 된다니깐. --+
결국 미선에 대한 원망과 그녀들에 대한 아쉬움을 담담히 안고
종로 단골집, 일번지소주방으로 향했다.
이미 끝난 사랑은 아무리 강한 접착제로도 붙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난 조촐한 재회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2년만의 만남...
그리움과 아쉬움과 사랑과 원망이 뒤섞였던
그 지난 날을 다시 연결시켜 보려 했던 게다.
그럼에도 정준은 내게 고마운 눈빛 하나 건내질 않았다. 교활한 자식. --+
주연이 왔다.
물주 주연은 우리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자신이 쏘겠다는 의향을 강하게 내비쳤다.
어쩔 수 없었다. !_!
그리하여 다시 피자헛 앞에서 호겸을 만나
삼겹살 집으로 이동.
꺼억. 배부르게 많이 먹었다. --+
4차는 역시 주연의 강한 의지와
정준, 미선으로 이어지는 강남파의 확고한 지지로 인해
강남 나이트로 뛸 수밖에 없었다. --+
내 그토록 우리는 이제 그 분위기가 아니라 하였건만... !_!
호겸이 모범택시비를 쐈다(특별히 강조하고 있음 --;).
그렇게 우선 Deep House를 갔으나 폭발적인 인간들. --+
다시 BasiaⅡ로 이동.
돈이 덤볐던 주연은 [이쁜이]라는 S.M에게 돈 만 원을 쥐어줬는데,
우리의 이쁜이는 정말 우리를 위해 충성을 다했다. --+
한 마디로 부킹 짱! --;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80년 생이 주류를 이루던 그곳에
우리 같은 노땅은 도저히 껴들 수 없었던 것. !_!
아마도 그나마 실속은 호겸이 혼자 다 챙긴 건 아닌가 한다.
그래도 다들 이쁜이 덕분에 부킹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으나
불쌍한 호겸, 부킹 한 번 안 해주던 것이었다. --+
그러나 호겸, 거기에 주저앉을 소심한은 아니었던 게다.
그는 자랑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 여인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곤 거의 나갈 즈음까지 우리 곁에는 얼씬도 하지 않은 채 그녀에 몰입했다.
5차는 막걸리나 마실 생각에 찾은 [청학동]이란 민속주점.
들어가는 순간 [새벽 6시까지 영업]이란 푯말에
이미 우리의 미래는 정해지고 말았다. !_!
집에 못 가는 건 좋다, 이거야, 그치만 여관에서 발 뻗고 잠이라도 좀 자자구!
의경 정준은 초장부터 술잔을 뒤집은 채 뻗어버렸고,
공직자 호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
그래도 내 곁엔 주연이 있으니 괜찮겠구나 했더니만
마시자고 보채던 주연 역시 그냥 뻗어 잠들어 버렸다. --+
5차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
혼자 술 마시며 청승을 떨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집에 갈 수도 없는 일.
날로 떨어져가는 체력 앞에 육체는 힘겨워졌지만
그린데빌의 정신력으로 난 최선을 다했다. --;
그렇게 새벽은 왔다.
5시, 아직 지하철은 다니지 않았지만 우리는 더이상 참을 수 없기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다!
호겸은 외쳤다, "We are the Champions!" --+
다들 더이상 강남 나이트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나보다.
(정준 귀대 전에 호텔 나이트 가기로 했다. --+)
예전엔 연령파괴적인 것들을 좋게 봤었는데
이제는 왠지 [추하다]란 느낌이 크다. --;
어쨌든 번개만큼은 참으로 장구하면서도 스펙타클하면서도 화끈했다. --+
또 지난 얘기들을 꽤나 나눌 수 있어서 아련한 자리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떠나간 두 명의 여인들에게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송/미/선/ 주금이야! --;
정준 : 아마도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단 번에 모든 걸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거라. 허허. --+
자알~ 놀다 귀대도 자알~ 하고~
미선 : 우리의 두 여인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 --+
삶에 도움이 안 돼, 도움이 안 돼. !_!
주연 :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 역시 수고 많았다.
2005년이 먼 것만은 아니라구. 허허.
호겸 : 너무 홀쭉해 진 것 같아.
너 그러다가 정말 세계 최고의 킹카 되면 질투나서 어떻하라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