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로 힘겹게 상하이타운에 도착하였을 때
경원, 호겸, 영재는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경원, 호겸도 참 반가운 얼굴이었고,
1년도 넘은 세월을 통해 재회한 영재는
그 누구보다도 반가운 마음이었다.
짧은 머리에 더욱 우람해진 몸,
해병대답지 못할 것 같았던 그 영재가
그렇게 변해 이제는 정말 해병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지난 날 영재는 결코 단순한 인간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군대가 주는 병, 단순함에 길들여져 있었다.
어찌나 단순하던지,
그가 생각하는 건
오직 "이 자식을 팰 것이냐, 말 것이냐!"뿐이었다. --;
경원은 여전히 분석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다.
하긴 말이 분석적이지,
실상은 내 敵들을 일깨워주며 날 비난하기 바빴다. !_!
호겸은 가끔은 경원에게 도전했다
꾸사리만 먹은 채 넉다운되고,
가끔은 혼자 마신 레몬소주에 취해 휘청거리고... 허허. ^^
영재는 [我處帝國]의 추억을 종종 얘기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나도 슬쩍 잊고 말아버린 옛 기억들을
그의 입을 통해 들으니
그 시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었다.
술과 옛 친구들과 아름다운 추억들...
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참 맛나게 술을 마셨고, 이야기를 나눴다.
경원 기차시간 때문에
22시가 조금 넘어 자리는 파하고 말았지만
후련할만큼 기분좋은 자리였다.
우리와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 나누고, 술 마실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경원 : 덕분에 좋은 시간 갖게 되었던 것 같아.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허허, 너야말로 내 사랑의 敵이 아닌가 해. ^^
호겸 말이 맞을 지도 몰라! 난 간과하고 말았었어. ^^;
호겸 : 술 잘 마셔놓곤, 왠 탈퇴선언이냐! --+
이유는 잘 모르겠다만
내가 너의 옛 사랑을 가볍게 대한 것이 그 까닭이라면
허허, 진심으로 사과하마. --;
영재 : 지금쯤(15일 오후2시)이면 부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겠구나.
아쉬움이 남지 않을만큼 잘 지냈는지 모르겠네.
5월 말에 20일짜리 휴가 또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야. 그 땐 더욱 화끈하게 놀아보자. 허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