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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토끼는 평생 자유로울 수 없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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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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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철수와 영희를 생각해 보자.
그들의 너무도 비참한 삶을.
철수와 영희는 한 날 한 시에 똑같이 태어났어.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라왔지.
그렇게 평범한 대학생, 20살 성인이 되었던 게야.
그런데 성인이 되었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여전히 철수는 아침이면 어머님의 사소한 잔소리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고,
영희는 아버님의 일찍 들어오란 소리로 귀에 못을 박아야 했어.
이제 저도 성인이니, 제 삶은 제가 결정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택도 없는 소리!
너흰 아직 어려!
그렇게 철수는 군대에 갔고,
영희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얻었어.
그렇지만 군대든, 직장이든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는 않았어.
오히려 더 많은 간섭과 억압으로 그들을 다스리려 했지.
결국 아무 것도 하고픈 대로 해보지 못한 채
철수는 취직을 했고, 영희는 시집을 간 거야.
삶은 여전해.
철수는 직장을 떠날 수 없는 시대의 억압에 비굴해 질 수밖에 없었고,
영희는 남편의 간섭으로 외출 한 번 편하게 할 수 없었어.
철수나 영희의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였어.
드디어 부모님을 떠나 자유로워지나 보다 했더니만
또다른 적, 반려자가 나타나 버린 거야.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예요?"
"당신, 여자가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녀?"
단지 사람만 바꿨을 뿐이야.
계속해서 그들의 삶을 감시하고, 제한하려 했어.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세월이 흘러 철수의 부인이, 영희의 남편이
한 날 한 시에 똑같이 뒈져버린 거야!
그렇지만 그 누구도 '드디어 자유를 찾았구나'하며
기뻐할 순 없었어.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닥쳐왔으니까.
그리고 나서 마음이 가라앉고
이제서야 자유를 느끼려 했더니만,
그런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거야.
이미 많이 늙어버렸던 거거든.
너무 슬픈 이야기지 않니?
평생을 살아도 자유로울 수 없는 거야.
물론 아주 운이 좋아 결혼하기 전에 혼자 살아볼 수도 있겠지.
적당한 직업을 얻어 혼자서도 당당히 살아갈 능력을 갖췄다면 말야.
그렇지만 그건 조작해야 2-3년이야.
졸업 후 결혼까지의 시간은
한껏 삶의 여유를 부릴만큼 넉넉하진 않잖아.
혹시 있을 지 모를 2-3년을 위해
내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라고?
난/절/대/그/렇/게/못/해/
물론 방법은 있지.
부모님을 덜 아프게 하고 싶다면,
적당한 수순을 밟아 떠나버려.
학교든, 직장이든 상관없어.
다만 나라면 서울을 떠나고픈 생각이 별로 없는 게 문제지.
다른 방법은 고통이 좀 따를 거야.
그냥 집을 나와버리는 거야!
네 삶이 너무도 권태로워 무언가 커다란 모험을 겪고 싶다면
아마 가출만큼 충분한 건 없을 거야.
많은 걸 경험하고,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렇지만 미래에 네 결정을 후회할 지도 모르지...
지금은 얽매인 몸이라 별 다른 도리가 생각나지 않지만
난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시금 떠나고 싶어.
我處帝國의 삶은 너무도 좋았어, 행복했어...
너희가 날 멍청하게 보는 것처럼
난 너희를 불쌍하게 여겨.
너희가 내 삶을 비난하는 것처럼
난 너희의 삶을 비참하게 생각해.
주는 먹이만 먹고 자라온 토끼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거야.
그래, 그냥 그렇게 살만 뒤룩뒤룩 찐 채로 살아가.
내 삶에 너희의 간섭을 원치 않는 것처럼
나도 너희의 삶을 간섭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어.
마음껏 살아가!
ps. 괜히 시비 걸어보기. 미안, 너무 심심해서 그랬어. -_-;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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