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한 Classic 이론서론 아주 제격인 책이었다.
Classic 특유의 딱딱하고 고압적인 요소들을 완전히 제거해
버리고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놓아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만
큼은 Classic을 몹시 듣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내 흥미를 가장 끈 부분은 많은 음악가들의 삶에 관한 章
이었는데, 대체적으로 그리 좋지 못한 성품과 파행적인 행동
들에도 불구하고 발휘한 천재성, 한 시대를 풍미하며, 역사
에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던 게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렇지만 200년 전 이야기. 조기교육으로 각자의 길을 철
저히 분할해 놓은 현대 메커니즘 속에서는 더 이상 그런 특
권은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수학공식 외우듯 Classic을 달달 외웠던 적이 있다. 중학
교 시절 내 음악선생은 유명한 Classic 100개를 제시해 놓곤
어떤 부분이라도 나왔을 때 누구의 무슨 음악인지 알아맞히
는 시험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을 하면 씁쓸해진다. 감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과시적인 Classic을 강요한 느낌이 든다. 지금에 와
서 책을 읽을 때면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가벼운 마음
가짐으로 학창시절 공부를 했었다면 참 기분 좋게 할 수 있
었을 것 같다.
그리고 덧붙일 사항은, 난 아직도 Classic을 조금 안다고
뻐기는 사람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의 뻐김의 근
본은 Classic이 여타 음악보다 뛰어나다는 우월감에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용납 못하겠다. 혹시 아는가, 지금으로부터
200년이 지난 후 새로운 음악이 대중을 휘어잡을 때 너절해
보였던 지금의 대중가요가 기품 있고 품위 있는 고전이 될
지. 그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확연한 대중문화의 시대가 아
니던가.
어쨌든 이리하여 앞으론 Classic이 흘러나올 때 더 이상
자지 않을 생각이다. --+ 뭐, 대강 이론적으로나마 감상하는
법을 배워뒀으니 적극 실천에 옮겨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