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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학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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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 ( Hit: 207 Vote: 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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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만 하더라도
단란주점 웨이터란 꼬리표를 달았던 내가
이제는 학원의 고명한 강사.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스스로 대견한 느낌이 들어.
같은 얼굴, 같은 모습으로
이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의 유형이 될 수 있다는 게 말야.
입는 옷도 비슷하고,
급여도 비슷하고,
일하는 시간대도 비슷해.
그런데도 이렇게 다른 인간으로 살 수 있는 거야.
참 만족해.
삶의 이런저런 모습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음에.
이 작은 자유에.
2.
오늘, 연애편지를 한 통 받았더랬어.
학원 최고의 날나리 학년 고2의 한 여학생으로부터.
다른 학년들 앞에선 그나마 어른 비슷하게 행동하곤 하는데
꼭 고2만 만나면 난 다시 개구쟁이 아이가 되어버려.
수업이 끝난 후 한 아이가 오더니
그다지 수줍지도 않게 편지를 건넸어.
"선생님, 이거요."
그렇지만 그 아이와 함께
침대 위에 누워있는 상상은 거의 들지 않아.
다들 고등학생다운 섹시함이 있긴 하지만
성적으로 크게 날 감동시키진 않거든.
내 친구의 애인은 고등학교 2학년.
그 아이를 만날 때면 그 아이 친구들도 여자처럼 느껴지는데
같은 고2라도 제자들의 성적 매력은
어쩐지 크게 반감되는 것 같아.
아마도,
지금까지 받아온 윤리교육 때문이 아닌가 싶어. --;
3.
피로가 누적되는 목요일 아침을
지난 밤, 잠 한 숨 못 잔 채 꼬박 새운 상태로 출근했었어.
물론 사무실에서 오전 내내 잠만 자긴 했지만
내 수면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지.
그리고 강의.
정말 최악이었어.
내 몸이 조금 피곤하다고
괜히 건성건성 가르치고, 짜증내고, 애들 패고,
심지어,
음, 수업시간에 애들 문제 풀 동안 졸아버리고 말았었지. --+
내가 짤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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