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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도라지 블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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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 ( Hit: 204 Vote: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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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야야야, 사랑에 빠져있어.
250일 남짓 바라만 봤던 사랑.
오늘은 그 사랑의 끝을 보았다.
앞 사무실 민주씨 이야기.
며칠 전 우연히 밟은 그녀의 발뒤꿈치.
"미안해요.", 슬쩍 웃어넘기곤 지나친 후 남는 아쉬움.
커피라도 한 잔 사야겠군.
그리고 오늘까지 기회를 엿보다
퇴근길에 우연히 만났을 때
250일만에 처음으로 사적인 말을 먼저 걸었다.
"저기요, 바쁘세요?"
그녀의 대답은,
"예... 조금 일이 있는데..."
그걸로 충분.
난 사랑의 절대성에 빠져있어서
한 번 튕긴 여자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
내 사랑은
첫눈에도 결코 튕길 수 없는 폭풍에 빠져들어야만 한다.
꽤나 가슴 설레고, 얼굴 빨개지는 일이었지만
막상 일은 아주 간단하게 끝났고,
슬프지도, 부끄럽지도 않다.
다만 허무한 느낌만이 남아있다...
그녀가 내게 관심이 없다.
그.녀.가.내.게.관.심.이.없.다.
가슴 한 편이 커다란 구멍이라도 뚫린 듯 허전하다.
그렇지만 지난 250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 250일, 내 권태로운 삶의 힘이었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난 신경질적으로 변했을 지도 모른다.
인정해야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껄떡거림에서 완패를 했다.
난, 내 방식의 한계를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내 방식이 먹혀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사고방식이 확연히 다르거나
생활방식이 확연히 다른 사람들.
이 한계 역시 인정해야한다.
그렇지만 이 근 3년만의 패배에
비참해 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굳건한 뿌리가 있는데
잔가지 중 하나 정도 부러진들 어떠리...
아직 사랑할 시간은 남았다, 박일문.
25살의 이혼녀도, 24살의 대학원생도, 23살의 카피라이터
도, 22살의 유치원교사도, 21살의 대학생도, 20살의 재수생
도, 19살의 날라리도, 18살의 제자도.
한 번만 안아 주세요.
애절한 도라지 블루스...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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