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의 없는 내 학교친구들 중 한 명이었는데 입대하여 연락
이 끊긴 진 꽤 되었지만 참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그 친구와 신입생 시절 이제 막 얻은 자유에 세상이 내 것
이라도 되는 양 커다란 폼으로 허우적거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잘 마시지도 못했던 술, 때론 분위기 좋은 Bar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도 했었고, 때론 소주에 취해 휘청거리기도 했
었다. 내기 당구를 칠 때면 눈에 불을 켰었고, 수업시간엔
눈을 깔고 콕콕 잡담을 나누곤 했었는데... 대학생 첫 미팅,
촉촉했던 기억들이 파스텔톤으로 눈 앞에 그려진다.
그런데 이제,
그.아.이.는.이.세.상.에.없.다.
헤어진 옛 애인과의 이별 같은 게 아니다. 다시 만나고 싶
어도, 영원히, 이 생애서는 결코 다시 볼 수 없단 이야기다.
난 영화나 소설에서 툭 하면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부분을 아주 못 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바로 곁에 존재하고
있던 게다. 언제, 어떻게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이 소멸될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