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문화일기 149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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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03 Vote: 1 )

#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정호승, 창작과비평사, 1997, 시, 한국

- 인수봉

바라보지 않아도 바라보고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리고
올라가지 않아도 올라가

만나지 않아도 만나고
내려가지 않아도 내려가고
무너지지 않아도 무너져

슬프지 아니하랴
슬프지 아니하랴

사람들은 사랑할 때
사랑을 모른다
사랑이 다 끝난 뒤에서야 문득
인수봉을 바라본다









무척이나 강렬한 제목,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제목에 이끌려 정호승이란 시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집어들었지만 실망만 가득 안은 채 책을 놓았다. 이런 시는
역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

하응백 씨의 시평에 의하면 정호승이 말하는 사랑,이 중의
적일 지도 모르겠지만 온통 사랑,이란 것으로 시집 전체를
뒤범벅시켜 놓은 이 시집은 짜증, 그 자체였다.

게다가 정호승의 시 구조가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아마
도 그가 가장 많이 쓰는 표현기법은 비교와 대조인 것 같은
데 전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소재들로 그치지 않고 나열해
대는 모습은 참기 역겨웠다. 끙. --;

그런데 이번에 크게 깨달은 건 내 시 읽은 방법이 잘못 되
어도 많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었다. 난 너무 가볍게, 또 쉽
게 시를 읽어버리고 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좀
더 분위기를 느끼며 읽어야할 것인데... 쯔압.










- 끝끝내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지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지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눈물도 지나치면 눈물이 아닌 것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990819 22:50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339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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