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생각해보건데, 내가 어떠한 '의미'를 두고 사람을 알아가는 기간이
짧다는 건 인정하겠지만 사람을 알고 지내는 기간이 짧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 흔히 남들은, 그 '의미'를 두고 사람을 알아가는 기간은 당연히
길어야 하며 그 '의미'를 상실하였을 때 그 사람과 알고지낸 모든 것을
종료하고 갈라서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 그렇게
보진 않는다. 난 '의미'를 갖건 그렇지 않던 사람을 알고지내는 데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와의 끈적한 관계가 종료된다하더라도 이 사람과의
앎의 관계까지 종료되는 법은 없다. 결국, 이 '끝' 역시 '의미'를 두고
사람을 알아가는 도중 그 '의미'만을 제거했음을 뜻하며 이 사람과
앞으로 절대로 상종도 하지 않겠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