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새] #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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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



" 이봐, 저기 봐라. 저 별에서 잇달아 핵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

" 그래, 문명이 그 정도 단계에 도달했다면 우물쭈물거릴 필요없다.

빨리 그것을 보내기로 하자. "

우주의 한구석에 있는 래리성 주민들은 서로 이렇게 이야기하며 드디

어 한 대의 로켓을 발사시켰다.


" 저게 뭐야? 이상한 것이 나타났다. "

한 사람이 하늘을 가리키면서 외쳤다.

" 로켓 아냐? "

" 그건 알아. 내가 궁금한 건 어느 별에서 발사되어 무슨 목적으로

이 지구로 날라온 건가 하는 거야. "

" 알 수 없지. 안에 들어 있는 것을 판명해 보기 전에는. "

누구나 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대소동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그것은

교외 들판에 떨어졌다.

정체불명의 로켓은 지구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

었다. 그것은 엄청나게도 컸기 때문이다. 아마도 백 층짜리 빌딩만큼

이나 될 것이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과 불안이 섞인

시선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 그 은색 물체의 일부에서 소리가 났다. 삐걱거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열렸다.

" 드디어 뭔가 나오는가 보다. "

" 어떤 것일까? "

주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었다. 그러나 그 정적은 곧 깨져 버렸다.

일제히 비명을 지른 것이다.

" 위험하다. 피해라. "

" 굉장한 괴물이다. 짓밟히겠는 걸. "

확실히 괴물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도마뱀과 하마를 섞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웬만한 빌딩 정도의 크기로 두꺼운 여섯

개의 다리로 어슬렁어슬렁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발 밑에 있던 것은 모조리 부서져 버렸다. 게다가 한 마리도 아니고

열 마리 정도나 되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누군가가 반사적으로

총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탄환은 피부로부터 퉁겨져 나왔다.

순식간에 비상경계망이 펼쳐졌다. 사람들은 피했으며, 멀찌감치 떨어

져서 무기를 준비하였다.

" 조준, 발사. "

대전차 로켓포가 연달아 발사되었다. 그러나 괴물은 조금도 꿈쩍하지

않았다.

" 안 되겠다. 대형 로켓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

그러나 로켓탄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괴물들은 큰 몸집인데도 의외

로 재빨리 몸을 돌려 교묘하게 피해서 잘 명중되지 않았다. 몸을 피할

때마다 그 밑에 깔려 몇 개인가의 건물이 부서져 버렸다.

아무래도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한 상대였다. 각 나라

에 구조를 청하고 각국은 그에 응했다. 그대로 방치해 두면 세계가 모

두 황폐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미 괴물들은 번식을 시작할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국제간의 대립은 물론 보류되고, 괴물 문제에 모든 힘이 모아졌다. 정

보와 연구가 교환되고, 모든 과학력이 동원되었다. 고압 전류를 통한

철조망이 쳐지고, 각종 독을 넣은 먹이가 살포되었으며, 지뢰가 묻혀

지고, 최면 가스가 사용되었다. 이중 어느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

르겠지만, 계속 날뛰고 있던 괴물들도 결국에는 맥을 못추었다.

" 겨우 퇴치할 수 있었다. 크고 강하긴 했으나 그렇게 영리하지는 않

은 모양이다. "

" 아, 한순간 어떻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정말 굉장한 괴물을

보냈군. 그러나 이것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앞으로 또 있을지도 모

른다. 우리는 지구상에서의 전쟁을 중단하고, 우주로부터 오는 상대

를 대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

" 그렇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원자력 실험 경쟁을 하는 등 실로 어

리석은 짓을 많이 해왔다. 그렇게 쓸데없는 짓은 더 이상 하지 말기

로 하자. "

" 앞으로 핵폭발은 인정하지 않겠다. "

한편 래리성의 천문대는 이렇게 발표했다.

" 잘됐다. 우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 도움이 된 것 같다. "

" 당연하지. 이렇게 귀여운 생물을 보면 누구든지 마음이 온화해져서,

잔인한 생각은 없어지지. 저 별의 주민들도 지금쯤은 아마 기뻐하고

있겠지? "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래리성의 거대한 주민들은 발 밑에서 재롱떠는

여섯 개의 발을 가진 애완동물의 머리를 웃으면서 쓰다듬었다.









본문 내용은 9,31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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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