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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 근황 11 with 성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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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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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각, 새벽 5시 30분.
아, 오늘도 밤을 샌다...
밤에는 잠에 투자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렇게 밤을 보내곤 곧장 아침, 출근하면 다행인데
가끔 새벽 무렵 컴퓨터 앞에서
그냥 곯아떨어질 때가 있다.
일어나면 오후,
그럴 때면 일상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 버리곤 한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역시 내내 사적인 업무에 치우쳐있다.
아침 나절엔 잠시 눈을 붙여두고,
12시 무렵부터는 다시 작업.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해야하기에 더욱 고된 일이다.
지저분한 Profile에서 보여지듯이
요즘 난 Web에 빠져있다.
그리고 오늘, 아니 어제 4일
한가지 커다란 기쁨을 얻는다.
내가 Web에 빠져있듯이
성훈은 Network에 빠져있다.
성훈은 얼마 전부터 잘 다니던 수영장 때려치고
Network 관련 회사에 들어가 있다.
이른바 수석 엔지니어정도. --+
물론 내 achor Co.는 사업자등록 따위가 되어있을 리 없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그래도 어엿한 사원 한 명은 갖추고 있다.
오늘은 우리 두 회사가
업무적인 관계로 맺어진 날이기도 하다.
성훈의 회사는
우리 회사에게
300만원짜리 Web을 주문했다.
이로써 두 번째 수주.
첫 수주가 30만원짜리였던 것에 비해
두 번째는 값이 10배로 뛰었다.
오후, 학원에서 뛸 듯이 기뻐했다.
오후 5시가 되면 퇴근하여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에선 대개 10시 반까지
선영과 노닥거리며 아이들과 놀아준다.
집에 돌아와 정리 좀 하면 11시 남짓.
그 때부터 익일 새벽까지 다시 작업에 들어가는 쳇바퀴.
이제 모두들 바쁠만한 나이가 되었나 보다.
며칠 전 주연이 보고 싶어서 언제 술이나 할까 했더니만
시간 맞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연 역시 요즘, 무진장 바쁘다고 했다.
그리고 아래 희진, 인옥.
너희들도 눈코뜰 새가 없구나.
민석이 한국 Virus Vaccine계의 神이란 걸 알고 있다.
주연이 한국 Linux계의 선두주자라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성훈은 Network를 정했고,
난 Web을 정했다.
만약이라도, 혹시라도, 한 번쯤 상상해본다면,
다들 잘 되어서
훗날 함께 떠버린다면
우리 칼사사, 그래도 조금은 이름을 날릴 수 있겠지. ^^;
그런데 사실,
난 지금 이 상태가 참 불안하다.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이 부자유한 상태가 언밸런스하게 좋은 게다.
무언가 미칠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좋은 게다.
그런데 운명.
난 너무나도 완벽한 운명론자라서
그 어떤 말로도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운명은 내게 말했다.
"당신의 취미편력은
당신을 그저그런 삶으로 끝맺게 하고 말 것입니다."
무엇이든 한 순간밖에 되지 못하는 내 열정은
이번 역시 쉽게 타버릴지 모른다.
난 그걸 두려워하고 있는 게다.
불과 얼마 전에도
Emul에 빠지느라 Web을 철저히 외면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다시 빠진 것도 겨우 며칠 전부터의 이야기다.
어쨌든 이번 300만원,
잘만 된다면야
사무실도 차리고 보다 잘 꾸며 봐야지. ^^*
98-9220340 권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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