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는 달리 한번 더 생각하고 글을 쓰는 습관이 생겼다. 어떻게 보면
막 내뱉는 말에서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내가 쓰는 한 마디 한 마디
내가 말하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자신감을 점점 잃어간다.
밑천이 다 드러나서 그런 걸까. 머리 속에 잘 짜여진 생각(나름대로)에
따라 기승전결을 맺으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게 왠지 어색해졌다.
다만 생각나는대로 휘갈기긴 하는데 글을 쓰든 말을 하든 간에
마치 길거리를 가다가 가래침을 뱉은 것이 공교롭게도 입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있는다거나 내 신발이나 옷에 붙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분명 어떤 생각을 갖고 쓰긴 하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말을 하긴 하는데
말이다. 정리되지 않은 느낌, 고치고 또 고쳐보고 뒤집어서 말을 바꿔
보기도 하지만.
내가 내 마음을 말과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만 같으니 마음 속에
쌓이는 게 많아진다. 이럴 때면 있는대로 얼굴을 굳히고 있는 것이
예사이니...